효자에서 천덕꾸러기로…서문시장 큰불로 야시장 휴장 장기화

'화재피해 상인 정서 고려' 재개장 기약 없어…"야시장 셀러도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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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야시장은 천덕꾸러기인가.

지난달 30일 발생한 서문시장 4지구 화재로 대구시는 야시장 운영을 중단하도록 했다.

초기에는 피해 수습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로 여겼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휴장이 장기화하자 논란이 인다.

야시장 상인도 엄연히 시장 구성원이고 생업을 유지해야 하는데 기약 없이 손 놓고 기다리게 하는 것이 합당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4지구를 뺀 나머지 서문지장 5개 지구 상가는 현재 정상 영업하고 있다.

야시장 판매대 80개에서는 종업원을 포함해 200여명이 일한다.

지난 6월 야시장이 문을 열자 서문시장은 활기가 넘쳤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개통에 이어 야시장이 생기자 전통시장으로서 명성을 뛰어넘어 관광명소가 됐다.

대구에서는 누구나 아는 시장이다.

그러나 이곳을 찾아온 다른 지역 젊은 층은 야시장 때문에 서문시장을 알게 됐다고 할 만큼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시는 대구 관광 콘텐츠에 '밤 문화'가 생긴 것으로 반기며 테마상품 개발에 주력했다.

지난해 말에는 '대구시정 베스트 10 시책' 가운데 하나로 '글로벌 명품 서문야시장 조성'을 꼽았다.

시는 4지구 대체상가 조성 문제를 매듭짓고 나서 야시장 문을 다시 여는 것을 고려할 예정이다.

그러나 휴장 기간이 한 달을 넘기자 야시장 상인도 생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휴장이 길어지는 이유는 4지구 상인 '정서'에 있다.

시는 떠들썩한 야시장 분위기가 이들 감정을 건드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4지구 상가 안에서 발화했다는 경찰 감식결과를 부정하며 '노점 발화'를 주장하는 상인까지 있어 재개장에 시 관계자들은 말을 아낀다.

시 관계자는 "대체상가로 지정한 베네시움 상인 총회가 열리고 임차계약을 해 분위기가 정리되면 재개장을 논의할 예정이다"며 "생계가 걸린 야시장 셀러 처지에서 억울하지만, 지금은 재개장이 갈등을 조장할 염려가 있다"고 말했다.

야시장 상인도 한 달째까지는 이런 분위기를 이해했지만, 휴장이 장기화하자 불만을 터트린다.

자신들도 일터를 잃은 피해자라며 "야시장이 서문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는데, 막연하게 일손을 놓고 있어야 하니까 답답할 뿐이다"고 하소연한다.

야시장과 4지구는 주차빌딩을 사이에 두고 한 블록 떨어져 있어 복구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다.

다른 상가 상인도 엄청난 인파를 끌어모은 야시장 효과를 인정하며 시와 구청에 재개장 여부를 묻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큰불이 난 뒤 시장을 찾는 고객 발길이 크게 줄어 상권이 눈에 띌 만큼 침체하자 야시장 문을 다시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사진=대구 중구청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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