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학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오늘(31일) 새벽 긴급체포된 류철균(50)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이인화'라는 필명의 소설가로 더 알려진 인물입니다.
류 교수가 27세이던 1993년 발표한 장편 역사소설 '영원한 제국'이 대표작입니다.
조선 후기 정조가 사망한 1800년 1월19일 새벽부터 20일 새벽까지 궁궐 내 규장각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팩션'입니다.
조선시대부터 민간에서 제기된 정조 독살설을 역사 추리소설 형식으로 흥미롭게 풀어내 일약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습니다.
안성기, 최종원 등이 주연한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질 만큼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1997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국 근대사를 다룬 장편 역사소설 '인간의 길'을 내놨다가 박 대통령을 미화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소설가이자 게임 스토리텔링 전문가, 대학교수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고서 의혹의 당사자 가운데 한 명이 됐습니다.
류 교수가 자신의 수업을 수강한 최씨 딸 정유라씨에게 학사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올 1학기 개설된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 수업에서 류 교수는 정씨에게 가점을 줘 낙제를 면하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류 교수는 당시 "유라씨가 최씨 딸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교육부의 이대 감사 결과 관련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정씨에 대한 입시·학사 특혜가 이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고, 여기에 최순실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이번 사태를 확산한 중요 단초였습니다.
의혹의 당사자 중 한 명인 류 교수는 교육부의 수사 의뢰 대상에도 포함됐습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앞서 29일 이대 입학·학사 관련 부서 사무실과 최경희 전 총장 등 관련자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정씨 학사 특혜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류 교수가 피의자 신분이고, 통상 긴급체포는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는 피의자의 구속영장 청구로 가는 수순인 만큼 특검팀이 류 교수의 혐의를 상당 부분 확인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특검팀은 오늘 류 교수를 소환한 직후 브리핑을 통해 대리시험 의혹은 사실이 아니지만 정씨의 성적과 관련한 비리는 확인했으며 류 교수가 최순실을 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경희 전 총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 학장 등 학사 특혜 의혹에 연루된 주요 당사자들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등에서 의혹을 줄곧 부인한 만큼 특검팀이 이를 격파할 단서를 류 교수로부터 끌어낼지가 관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