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종덕 전 장관 16시간 조사…"블랙리스트 본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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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종덕(59)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특검에서 고강도 조사를 받고 31일 새벽 귀가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전날 오전 9시 55분께 김 전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이날 오전 2시 10분께까지 16시간가량 조사했다.

조사를 마치고 특검 사무실을 빠져나온 김 전 장관은 '아직도 블랙리스트를 보신 적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김 전 장관은 "성실하게 조사 잘 받았다. 전임 문체부 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많이 끼쳐드리게 돼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책임을 크게 느끼고 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심경을 말했다.

그는 '최순실 입김으로 장관이 됐다는 말'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차은택 씨가 그렇게 아마 진술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에 대한 입장 표현은 할 것이 없다고 했다.

유진룡 전 장관이 자신에 대해 위증을 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특검에서 다 얘기했다"면서 말을 아꼈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을 상대로 '블랙리스트' 인사 관리에 관여했는지, 누가 최초로 작성 지시를 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문체부 장관을 지낸 김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가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의 명단을 작성한 '블랙리스트'를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전 장관은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에서 리스트 존재를 아느냐는 질문에 "언론에 많이 나와서 뭘 얘기하는지는 알지만 제가 본 적도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전임인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이에 대해 언론 인터뷰에서 "속된 표현으로 개가 웃는다는 얘기를 하지 않느냐"면서 김 전 장관이 개입돼있음을 암시했다.

김 전 장관은 전날 출석하면서 유 전 장관의 주장에 대해 "그렇지는 않다"고 반박했다.

김 전 장관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날 때 조 회장을 불러내 '경질 통보'를 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최씨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더블루K와 협약을 맺은 스위스 업체가 평창 올림픽 관련 사업에 참여하려고 하자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의 검토 요구가 있었고, 이 업체가 계약을 따내지 못하자 조 회장이 사실상 경질됐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아울러 김 전 장관은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47·구속기소)씨의 대학원 은사로, 차씨 추천 덕에 장관에 올랐다는 의심도 산다.

한편 전날 오전 10시께 특검에 소환된 최씨 조카 장시호(37)씨는 이날 오전 1시께까지 15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같은 시간에 소환된 김종(55) 전 문체부 2차관과 건강상의 이유로 전날 오후 소환된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10시간 넘게 특검팀의 조사를 받고 구치소로 복귀했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관련한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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