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와의 전쟁' 나선 인도네시아…"메시징 앱 상시검열"


인도네시아가 왓츠앱 등 메시징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상시검열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가짜뉴스'가 인종, 종교 간 분열은 물론 주변국과의 외교관계 악화까지 초래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루디안타라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 장관은 "왓츠앱과 블랙베리 메신저 등 앱에서의 대화를 감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런 메시징 앱들이 반사회적 선동에 악용되고 있다면서 "도발적이거나 중상모략적 내용이 적발되면 경찰에 신고하고 최초 유포자를 찾아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정부와 중국계를 겨냥한 가짜뉴스가 급격히 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계 기독교도인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 자카르타 주지사의 발언을 "이슬람 경전 코란에 속지 말라"는 내용으로 짜깁기한 동영상은 지난달 초 신성모독에 항의하는 무슬림의 격렬한 시위를 촉발했습니다.

이는 지금껏 비주류를 면하지 못했던 이슬람수호전선 등 인도네시아 내 무슬림 강경파가 단숨에 세력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달 들어서는 중국인들이 농작물을 고사시키는 세균을 퍼뜨렸다는 소문과 함께 중국인 불법 이주 노동자가 천만 명에 이르러 현지인의 일거리를 빼앗고 있다는 음모론이 퍼져 주인도네시아 중국 대사관이 성명을 통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음모론을 담은 가짜뉴스가 사회불안을 조장하고 주요국과의 외교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치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내각회의를 열고 가짜뉴스에 대한 강경 대응을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내년 2월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측근인 아혹 주지사의 재선을 막으려는 정적들이 의도적으로 가짜뉴스 확산을 부추긴 측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짜뉴스는 앞으로도 당분간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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