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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55살 넘은 나, 고령자?…25년 묵은 법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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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입니다. 오늘(28일)은 작은 퀴즈부터 하나 내보겠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 부르는 호칭 중에 고령자란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몇 살부터 우리가 고령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70살? 65살? 사실은 고령자라고 불리는 거 아무리 나이 들어도 영 달갑진 않으실 텐데, 법에 딱 이 고령자가 정해져 있습니다. 들으면 꽤 놀라실 텐데, 지금 법으로는 55만 넘어가면 다 고령자입니다.

"내가 고령자라고?" 이렇게 팔팔한데,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 많으실 텐데, 어쩔 수 없습니다. 지금 전국에 그래서 법으로는 55 넘는 고령자가 1천4백만 명이고요.

그리고 그 밑이라고 안심하시면 안되는 게, 50살부터 54까지는 이게 곧 고령자가 된다고, 준고령자 되시겠습니다.

역시 또 4백만 명쯤이나 돼서, 지금 정부통계로는 우리나라 국민 중에 3분의 1이 고령자, 혹은 준고령자입니다. 굉장히 많죠.

고령자 고용촉진법이라고, 나이 든 사람들 일자리 만들어주자는 법에 정해진 겁니다. 그런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게, 이 법이 1991년에 25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그때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70살밖에 안됐거든요.

그러니까 55 넘으면 그때는 고령자 맞죠. 그런데 지금은 아닙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은퇴 평균 나이가 70살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준고령자'란 말은 법을 바꿔서 아예 없애고, 55 이상을 앞으로 청년, 중년 다음에 장년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고령자보다는 장년이 듣기엔 훨씬 낫죠.

그런데 뒤집어 생각해보면 나이 든 사람들 더 일할 수 있게 도와주자는 법에 부르는 이름만 바꾸는 건데, 이름만 말고 이참에 내용도 좀 더 충실하게 해서 진짜 일자리 만드는 법으로 만드는 방안도 같이 생각을 해볼 일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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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이야기하니까, 일본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일본은 일자리만 보면 우리보다 상당히 괜찮습니다.

아베 총리가 지금 4년째 총리를 하고 있는데, 옆 나라 지도자로 평가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마는, 자기 나라 민생 챙기는 거 하나는 진짜 악착같습니다.

매년 연말에 주요기업 경영진들을 만나는데, "기업들이 책임지고 직원들 월급 올려줘라. 야근, 특근 이런 거 줄여라." 4년 연속 지금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직접 뭐라고 얘기를 하는지 들어보시죠.

[아베 총리 : 경제를 힘차게 돌리기 위한 열쇠는 내년 임금인상입니다.]

국민들 월급을 올려줘야 먹을 것 먹고, 살 것 사고 하지 않겠냐, 그리고 야근 이런 것도 줄이면 사람들이 가족 돌보면서 출산율도 올라가고, 기업도 그만큼 모자라면 사람을 더 뽑아라. 이런 뜻입니다.

그래서 다음 달부터는 한 달에 80시간 넘게 추가근무를 시키는 회사는 아예 이름을 공개해버리기로 했습니다. 저렇게 하면 효과가 있나 싶으실 텐데, 재밌는 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가예요.

구인배율이란 통계가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4년 전에는 구직자 1명을 데려가려고 회사 0.8곳이 싸웠다. 그러니까 일자리가 부족했던 거죠.

그런데 지금은 1.4곳이 다투고 있습니다. 회사들이 사람 못 구해서 난리라는 거고, 실업률도 떨어졌고, 일자리가 늘어났습니다.

아베 총리가 환율을 낮추고 기업들 수출해서 돈 벌게 먼저 도와준 다음에, "이만큼 했으니까 이제 번 돈 푸세요. 직원들 월급 더 주고 더 뽑아요." 이렇게 4년 동안 쭉 힘 있게 밀고 간 게 먹혔다는 거죠.

우리 정부도 비슷하게 흉내는 냈었는데, 흉내만 냈지 저런 의지, 꾸준함, 이런 건 없었습니다. 정책을, 정치를 어떤 생각으로 하느냐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장년, 중년, 청년 모두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일본한테 배울 건 좀 배워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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