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행사에서 학생들에게 독일 나치 군복을 입은 채 가장행렬을 벌이게 해 논란을 빚었던 타이완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6일 BBC는 학생들에게 나치 가장행렬을 하도록 허가한 타이완의 고등학교 교장이 사퇴했다는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해당 학교는 타이완 신주 시에 위치한 광푸 고등학교로 지난 23일에 열린 개교기념일 행사에서 일부 학생들이 나치 군복을 입은 채 가장행렬을 벌였습니다.
학생들은 나치 문양이 새겨진 깃발을 들고 행진하고, 일부 학생들은 널빤지로 만든 나치 탱크 위에서 나치식 경례를 하는 등의 행위를 하고, 심지어 교사 중 한 명은 아돌프 히틀러와 비슷한 분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장행렬을 한 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SNS에 떠돌며 널리 퍼지자 누리꾼들의 비판이 거셌습니다.
타이완 주재 독일협회는 '나치 문양은 인권 무시와 박해를 의미한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유감을 표했습니다.
사건이 커지자 타이완 총통부는 학생들의 행동이 역사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지적하고 교육부에 조처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타이완 교육부는 해당 고교에 직무 태만으로 교육 보조금을 감축하는 등의 처벌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학급의 교사 역시 "학생들이 나치를 주제로 정했을 때 안된다고 제지하지 않았던 것은 나의 직무 소홀"이라며 "학생들에게 기회를 한 번만 더 달라"고 호소했지만, 비판은 오히려 더 거세졌습니다.
결국 이 학교의 교장인 쳉 샤오밍 씨는 "모두 나의 책임"이라며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여전히 비난의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유대인 대학살 당시 희생자와 가족들이 아직도 살아있다', '타인의 희생을 재미로 삼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학생들을 향해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기획 : 한수아 / 사진 출처 = BBC, E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