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불법노동자 1천만 명" 인도네시아서 반중 루머 거듭 확산


남중국해 어업권 등을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빚은 인도네시아에서 반중 루머가 거듭 확산하고 있습니다.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중국인 불법 이주 노동자가 천만 명에 이르러 현지인의 일거리를 빼앗고 있다는 음모론이 퍼졌습니다.

인구의 1.2%에 불과한 화교가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중국인 노동자의 유입은 상당히 민감한 문제로 받아들여집니다.

인도네시아인의 주요 소통수단인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선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대응을 미루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습니다.

결국,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내에 있는 중국인 노동자는 2만 천명에 불과하다. 임금수준이 낮은 인도네시아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오지 않는다"고 해명하면서 "이런 루머를 퍼뜨리는 이들은 체포돼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1998년 전국적 폭동이 일어나 2천 명 이상의 화교가 학살되는 등 반중 정서가 뿌리 깊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내 화교를 겨냥한 음모론이 생겨나는 빈도가 이례적으로 높아졌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조코위 대통령의 정적들이 내년 2월로 예정된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측근인 아혹 주지사의 재선을 막으려고 일부러 반중 정서를 부추기는 측면이 크다고 봤습니다.

현지 언론자유 활동가인 주니아르토는 "2014년 대선 때도 조코위 당시 후보가 중국계 혼혈이란 음모론이 제기됐습니다. 일부 정치인들이 인종 문제를 정치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카르타 주지사는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되기 위한 지름길로 여겨집니다.

현지 언론은 2019년 대선의 전초전 격인 이번 선거가 조코위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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