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8년간 '백악관 동고동락' 밸러리 재럿의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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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러리 재럿(60) 백악관 선임 고문이 25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8년간 공익을 추구하고 정의로운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8년간 백악관에서 '동고동락'한 최측근이자 친구인 재럿 선임고문은 이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지난 8년 백악관 생활을 회고했다.

실제로 그녀는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그녀와 먼저 논의하지 않고는 어떤 중요한 결정도 내리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몇 안 되는 인사다.

과묵하고 신중한 성격의 재럿 선임 고문은 백악관에서 8년간 재직하면서 최악의 순간으로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꼽았다.

이 총기 난사 사건으로 2012년 12월 14일 코네티컷 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애덤 랜자가 총기를 무차별 난사해 초등학생 20명과 교사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 사건 이후 법제화를 통해 총기 규제를 대폭 강화하려 했지만 미국총기협회(NRA) 등 총기 옹호론자들과 의회의 반대로 전혀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녀는 "샌디훅 총기 난사 사건은 어제 발생한 일처럼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샌디훅 사건 이후 의회에서 총기 규제 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고 토로했다.

최고의 순간으로는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를 내세웠다.

오바마 케어는 트럼프 당선인이 그동안 취임 직후 '폐기 1순위'로 올려놓은 의제다.

재럿 선임 고문은 "트럼프 당선인이 오바마 케어를 어떻게 할지 예단하지 않겠다"면서 "그가 미국인이 건강보험에 가입한다는 당위적 목표를 잘 헤아려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지난해 연방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와 동성애자 군 복무 허용도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룬 쾌거라고 강조했다.

재럿 선임 고문은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흑인교회 총기 난사 희생자 장례식에서 직접 쓴 연설문을 읽은 것을 매우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고 추억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총)를 부르며 추모 연설을 마무리해 화제를 모았다.

재럿 선임 고문은 8년간 백악관에서 근무하면서 직원들로부터 '나이트 스토커'로 불렸던 사실도 털어놓았다.

늦은 밤 오바마 대통령 가족들의 관저에 찾아간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1기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과의 잦은 의견충돌을 빚기도 했다.

재럿 선임 고문은 그러나 "이매뉴얼 비서실장과의 의견충돌은 업무의 연장선일 뿐"이라며 "우리는 매우 편안한 관계이며 서로 속에 있는 말을 털어놓는 사이"라고 했다.

그녀는 지난달 8일 대선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승리에 대해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1년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처음 만난 사실을 전하며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품위 있는 말과 행동을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2008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측근들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인수 과정에서 매우 협조적이었다"면서 "우리도 트럼프 행정부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향후 계획과 관련해 "아직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남은 인생을 오바마 대통령을 돕는 데 바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럿 선임 고문은 시카고의 성공한 흑인 가정에서 태어나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시카고대 생물학과에서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정교수로 임명됐고, 어머니는 아동심리학자이다.

그녀는 시카고 증권거래소 이사회 의장과 2016년 시카고 하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인연은 재럿이 1991년 시카고의 계획·개발 부서를 이끌 때 미셸 로빈슨(영부인)을 채용하면서 시작됐다.

재럿 고문의 외동딸인 로라 재럿은 지난 9월 CNN 워싱턴 주재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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