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수염 장관 안돼?…"트럼프 '내각 캐스팅'에 '외모'도 고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각 캐스팅'을 하면서 외모도 중요한 평가 요인으로 본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핵심 측근들을 인용해 트럼프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거나 맡아야 할 직책과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의 인물을 기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측근은 보이는 이미지를 중시한다는 게 "트럼프가 말하는 방식"이라며 "그는 매우 심미적인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는 실제로 대선 과정에서 외모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했습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마이크 펜스를 부통령 후보로 낙점한 주요 이유로 인디애나 주지사로 활동하며 쌓은 경제 경력을 꼽으면서 펜스의 좋은 외모와 훌륭한 집안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민주당의 대선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향해선 "대통령으로서 가져야 할 생김새"가 부족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의 제이슨 밀러 대변인도 "자리에 따라서는 국가 차원뿐만 아니라 외교 무대에서 미국을 대표하기 때문에 외형이 풍기는 인상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의 외모 중시 취향은 내각의 수장들을 선택하는 데 반영됐다고 워싱턴포스트 설명했습니다.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사령관은 '미친개'라는 별명만큼 강인한 인상을 풍기는데 2차 세계대전 때 전설적인 장군 조지 패튼과 배우 조지 C.

스콧을 빼닮았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국무장관 내정자인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CEO는 외교 경험이 없지만 은발과 회사의 중역 이미지가 업무 권위도를 높인다는 인상을 풍깁니다.

국무장관 경합자였던 존 볼턴 전 주유엔 미국대사가 외모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트럼프의 몇몇 측근은 빗자루처럼 보이는 볼턴 전 대사의 콧수염이 국무장관 경합에서 약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의 이미지 정치는 리얼리티 TV쇼 진행자로 활약한 트럼프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트럼프는 과거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면서 '넌 해고야'란 말을 유행시키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뉴스맥스 미디어의 CEO이자 트럼프의 오랜 친구 크리스 루디는 "트럼프가 TV에 좋게 나오는 사람을 매우 인상 깊게 보는데 TV에 나오는 이미지를 공공정책 홍보의 중요한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외모나 이미지를 중시하는 경향이 리얼리티 쇼나 사업의 성공을 이끌 수 있겠지만 백악관이나 내각에까지 적용하는 건 위험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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