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로 물밀듯 오던 유커 증가세 둔화 "원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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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외국인 관광시장을 주도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증가 추세가 주춤하고 있어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2013년 이후 연간 관광객 증가율이 30∼40%를 보였으나 최근 2∼3개월의 증가율이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23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18만6천12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17만4천677명에 비해 6.6% 늘어났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은 9월(27만6천431명) 18.4%, 10월(27만2천842명) 1.6%에 그쳤다.

이는 6월(33만235명) 2.1배, 7월(35만6천436명) 5.4배, 8월(39만3천479명) 2.4배 증가한 것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짧은 시간만 제주를 찾았다가 떠나는 크루즈 관광객을 제외한 국내외 노선의 항공편 방문객들을 놓고 봤을 때 감소세가 더욱 눈에 띈다.

지난달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중 크루즈 관광객 10만여 명을 제외하면 하루 이상 묵는 여행자는 8만6천여명에 불과하다.

10월(16만3천62명)과 9월(15만4천869명)에 견줘서도 반토막 상태다.

관광업계는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증가세 둔화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 관광객 유치가 힘들어하고 있으며 당일 예약 취소도 10∼20%에 이른다"고 말했다.

한 관광호텔 관계자는 "지난해 메르스 영향으로 매출이 크게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9월 이후부터는 예약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증가율이 감소로 돌아선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이에 따른 한한령(限韓令·한류 콘텐츠 제한)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단체 관광객들이 여행을 갑자기 취소하는 사례가 이에 대한 반증이며 일종의 경제적 보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드 등이 결정적 원인이 아니며 겨울철 비수기에 접어들어 나타나는 현상이나 접근성에 있어 총량에 다다랐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저가 단체관광이 없어지고 그 자리를 개별 자유 여행객들이 채우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나 관광의 질적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민규 제주관광공사 중화권팀장은 "중국의 전통적인 겨울철 비수기 관광시장 동향을 여름철 성수기와 비교해 성장세가 꺾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장기간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관광공사가 조사한 중국 내 관광시장 동향에서도 제주 등 한국을 제외하고 일본 동남아로 가는 단거리 여행상품 판매가 저조해졌다.

그 대신 유럽과 미국 등 장거리 여행상품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 정부의 저가 단체관광상품 단속이 현실화된 데다 선양 등의 경기침체 등 복합적 요인으로 방한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팀장은 "접근성 면에서 볼 때 이미 중국인 관광객의 총량이 한계치에 다다른 점도 있다"며 "접근성의 개선과 개별관광객 유치 전환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중 개별 관광객(에어텔 포함) 비중은 41.7%로 추정되고 있으며 올해도 40%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개별관광객 비중은 59.1%로 단체(40.9%)를 넘어서 관광객 총량보다는 개별관광객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질적 성장을 위한 정책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관계자도 "사드 영향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으나 다른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인센티브 제공, 고부가 가치 목적관광 상품 판매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관광공사는 내년 3월 말까지 '제주도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를 진행, 내외국인 관광객 여행 형태와 특성을 파악하기로 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관광정책 수립과 마케팅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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