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도 자위대에 무기를 사용해 미국 등 타국 함선을 보호하는 임무를 부여하기로 했다.
22일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각료회의를 열어 안보 관련법에 따른 미군 함정 방위 임무와 관련, 세부 지침을 정하고 운영을 즉시 개시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시행된 안보법에 따라 자위대는 공동 훈련이나 탄도 미사일 경계 감시 등으로 일본 방위 활동을 하는 미군 함선 등을 경호하고, 전시와 평시의 중간 상태인 '그레이존(Gray zone) 사태' 발생 때 무기를 사용해 방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일본 정부는 이런 임무를 부여하는 데 필요한 운영 지침을 확정했다.
지침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관한 정보 수집, 일본의 평화·안전과 관련된 '중요 영향 사태' 때 수송·보급, 타국 군과 공동 훈련 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새 임무 부여에 따라 자위대는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물론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서 중국의 도발에 대비해 감시 활동을 펴는 미국 함선 보호 명분으로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방위상이 기본적으로 임무 실시 여부를 판단하지만, 미군 등으로부터 최초 경호 요청이 있거나 임무수행 지역이 제삼국인 경우 NSC가 사전에 심의한다.
지침에는 NSC를 보좌하는 간사회를 열어 모든 정보를 관계 부처에서 공유하고, 임무 실시 중 특이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히 공표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일본은 최근 평화유지활동(PKO)을 위해 아프리카 남수단에 파견된 육상자위대에 무기 사용을 확대하는 '출동 경호' 임무를 부여한 바 있다.
출동경호 임무도 안보관련법에 따른 것이다.
일본 안팎에서는 이런 안보 관련법이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고, 군국주의 행보를 가속하는 장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위성은 주변 경계감시를 강화한다며 미국에서 개발된 대형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 3대를 2019년까지 아오모리(靑森) 현의 항공자위대 미사와(三澤) 기지에 배치하기로 했다.
중국과의 분쟁지인 센카쿠 등지에 대한 경계 수준을 높이고자 내년 해상보안청 예산을 사상 최고인 2천100억엔(약 2조1천억원)으로 편성하는 한편 인력도 200명 늘리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