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민정부, 홍콩우산혁명 주역 조슈아 웡·베니 타이 '정조준'


중국 공안 당국이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과 도심 점거 시위를 주도했던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 공동 대표인 베니 타이를 정조준해 조사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무원 산하 민정부는 지난 15일부터 공식 웨이보 계정에 홍콩을 '색깔 혁명'의 근거지로 묘사하고, 조슈아 웡과 베니 타이가 이를 주도한다는 내용을 담은 비디오를 올린 것으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중국에서 색깔 혁명이라는 말은 정권교체 또는 전복을 의미하며 수년 전 튀니지에서 시작돼 중동·북아프리카를 휩쓴 '재스민혁명'을 일컬을 때 쓰입니다.

특히 중국 내 법정에서 색깔 혁명 주모자에게 반역 또는 국가전복죄를 적용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중국 민정부가 조슈아 웡과 베니 타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중죄 혐의로 엮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7분 가량의 이 비디오는 우선 "중국의 붕괴를 가장 원하는 세력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으로 사진 등을 짜깁기하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내레이터가 원고를 읽는 형식으로 짜였습니다.

SCMP는 최소 지난 9월 말부터 이 비디오가 유튜브에 떠돈 것으로 추정하면서, 그러나 누가 만들었는지와 원본이 올려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비디오는 홍콩의 행정 수반인 렁춘잉 행정장관이 연임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이를 계기로 홍콩의 중국 본토의 장악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퍼진다는 전망으로 시작됩니다.

이어 2010년 중동·북아프리카를 휩쓴 이른바 '아랍혁명'을 거론하며 해당 국가들은 결국 혼란과 절망에 빠졌다고 경고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러면서 홍콩이 외국 무장세력과 연계돼 색깔 혁명을 준비하는 기지로 활용된다고 지적하면서 조슈아 웡이 2014년 9월 26일 홍콩 애드미럴티의 정부 청사 앞 바리케이드를 마주한 시위학생들에게 싸울 것을 독려하는 장면을 비춥니다.

그리고 베니 타이가 '센트럴을 점령하라'는 단체를 발족시키는 장면과 차후 도심 점거 시위를 주도하는 장면도 소개됩니다.

비디오는 아울러 홍콩 현지 주요 매체인 넥스트미디어 라이 치-잉 회장을 조슈아 웡과 베니 타이 등 민주화 시위 주도세력의 배후로 지목하면서, 우산혁명 과정에서 조성된 현지 세력은 평화로운 홍콩을 결국 불안정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며 끝을 맺습니다.

홍콩 안팎에서는 중국 민정부가 출처를 알 수 없는 해당 비디오를 렁춘잉 행정장관의 '연임 안 한다' 발표 직후 부처 웨이보 계정에 올린 배경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차기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중국 중앙정부에 대한 홍콩 민심 이반현상이 심해지자 '공안 몰이'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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