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농민부터 서민까지…'달걀대란' 도미노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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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2일) 친절한 경제는 달걀 이야기부터 시작을 해 보겠습니다. 오늘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대형마트, 이마트에서 모든 달걀을 한 사람 앞에 한 판씩만 팝니다. 돈을 얼마를 주든 두 판은 안 됩니다.

알 낳는 닭이 20% 가까이 죽어서 마트도 달걀을 대기가 벅찬 상태거든요. 그래서 하다 하다 이제 우리가 계란 대란까지 겪게 됐는데, 이러다가 달걀 배급받는 것 아니냐, 농담 아닌 농담도 나올 정도입니다.

문제는 이게 소비를 비롯해서 전체 경제에도 굉장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닭 키우는 농민부터 도미노처럼 줄줄이 타격입니다.

크리스마스 대목에 빵집들 케이크를 팔아야 되는데, 대형 프랜차이즈는 그나마 낫습니다. 왜냐면 빵 부분은 대부분 만들어서 냉동해뒀거든요. 그런데 바로바로 빵 만드는 동네 빵집 같은 데는 이건 방법이 없죠 .

지금쯤, 출근길에 우리가 호호 불면서 먹으면 정말 맛있는 길거리 계란 토스트, 김밥집, 계란빵집, 이런 데들은 생존이 걸린 상황입니다.

서민들도요, 달걀이 그냥 닭이 낳은 알이 아니라, 저렴한 값에 쉽게 먹을 수 있는 최고의 단백질 공급원인데, 역시 부담스럽죠.

그러니까 전체 소비, 서민경제가 이렇게 주름이 깊게 패이고 있습니다. 배급에 실패한 장수는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이 있죠.

국민들 기본적인 먹거리를 책임 못 지는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와서 아이디어라고 내는 게, 미국, 캐나다, 이런 먼 나라에서 비행기로 계란을 실어나르겠답니다.

가까운 동남아, 이런 데들도 AI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AI 안 걸린 나라를 찾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는 건데, 국민이 몇 명인데 지금 계란을 비행기로 실어날라서 댈 수 있겠나 싶고, 더욱 황당한 건 운송비가 비싸잖아요. 그걸 일부를 세금으로 내겠답니다.

처음에 잘 막았으면 안 나갔어도 될 돈을 국민 세금으로 메꾸겠다는 것도 굉장히 황당한 발상이고, 국민들 달걀 하나 맘 놓고 못 먹는 상황을 만든 건 나중에라도 꼭 따져 물을 일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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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열을 냈으니까, 식히고 가겠습니다. 취업 소개 회사 두 곳이 직장인들한테 올해 회사 생활을 표현할 수 있는 신조어가 뭐가 있냐고 물어봤는데, 대답들이 좀 재미있으면서 씁쓸한 내용들이 나왔습니다.

가장 많이 뽑은 말들이 월급 로그아웃, 직장살이, 사축, 이런 말인데, 무슨 뜻인지 혹시 눈치채셨나 모르겠습니다.

월급 로그아웃은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쭉 어디론가 다 나가버린다. 로그아웃한다. 이런 뜻이고, 직장살이, 직장 다니는 게 시집살이 못지않다. 사축, 내가 회사가 키우는 가축 같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직장인 중에도 나눠서 보면, 여성 직장인은 육아독립군이란 말을 꼽았습니다. 독립군이 독립운동하듯, 나 혼자 애 키우고 회사생활도 해야 되고 다 해야 된다는 이야기고요.

40대는 회사에서 돈 안 주려고 휴가는 다 쓰라고 하니까, 휴가는 냈는데 출근은 해서 일 다 한다고 해서 출근휴가, 젊은 직장인들은 상사들이 꼭 필요하지도 않은 회의를 자꾸 하자고 한다고 해서 회의주의자라는 말을 꼽았습니다.

이게 요새 왜, 웃프다는 말이 있습니다. '웃기면서도 슬프다.'라고 해서 합쳐서 웃프다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 딱 웃픈 말들 같습니다.

그나마 긍정적인 점을 찾자면, 출근길 나서는 분들이 많을 텐데, "나만 힘든 건 아니구나. 다들 비슷하구나." 정도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도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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