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한 감비아 대통령 "사퇴 안 해"…정국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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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서 패배한 서아프리카 감비아의 야흐야 자메 대통령이 사퇴 거부 의사를 또다시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정국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알자지라와 AFP통신에 따르면 자메 대통령은 어젯(20일)밤 국영 TV에 나와 "나는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 대통령 당선인 아드마 바로우에게 권력을 이양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나는 겁쟁이가 아니다. 내 권리가 위협받거나 침해돼서는 안 된다는 게 내 입장"이라며 "전능하신 알라를 제외한 누구도 그 승리를 나로부터 박탈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자메 대통령이 최근 서아프리카 지도자들과 프랑스 등 일부 서방 국가들의 평화로운 정권 교체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자메 대통령은 지난 9일 TV 연설에서도 "상당수 투표에 부정이 있어 개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선거 결과에 불복했습니다.

자메 대통령을 지지하는 감비아군 병력도 지난주부터 수도 반줄에 있는 선거관리위원회 건물을 전면 봉쇄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인 바로우는 이틀 전 "자메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 18일 취임식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현 대통령 사퇴를 둘러싼 양측 갈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감비아 선관위는 이에 앞서 지난 1일 치러진 대선 개표 결과를 공개하며 야권 후보 바로우가 45.54%를 얻어 36.66%를 기록한 자메 대통령을 이겼다고 발표했습니다.

애초 자메 대통령은 이 발표 직후 대선 패배를 시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1주일 뒤 입장을 바꿔 해당 선거 결과를 비판하며 재선거를 요구했습니다.

자메 대통령은 1994년 29세에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후 23년째 감비아를 통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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