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기' 스트라디바리 소리의 비밀, '목재' 안에 있었다"


수세기가 지나도 풀리지 않던 '세기의 명기(名器)' 스트라디바리와 과르네리 바이올린의 뛰어난 소리의 비밀이 악기에 사용된 '목재' 안에 있을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19일 미국국립과학원 논문집에 발표된 한 논문에 악기를 제작하는 데 쓰인 목재에 이 미스터리의 해답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이환칭 대만국립대 화학과 교수와 대만 치메이(奇美) 박물관이 공동 연구한 결과, 17세기 말∼18세기 초에 제작된 이 악기들에 미네랄을 주입하는 화학 처리가 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2대와 첼로 2대, 과르네리 바이올린 1대의 톱밥을 분석해 공통된 특징을 발견해 냈다.

논문 저자인 타이 교수는 "스트라디바리 바이올린을 만든 단풍나무에는 알루미늄, 칼슘, 칼륨, 구리, 아연 등 미네랄 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다"며 "이 점이 현재 제작되는 현악기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시 제작자들은 곰팡이나 해충을 쫓기 위해 나무에 미네랄 성분을 주입하는 화학 처리를 한 것 같다"며 "그들이 화학 처리 효과를 알고 있었는지, 화학 처리로 인한 우연한 결과였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뛰어난 소리를 내는 원인으로 지목된 단풍나무에 미네랄을 주입하는 비법은 현재 전승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또 악기들에 사용된 목재의 3분의 1에 헤미셀룰로오스라 불리는 물질이 분해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물질은 자연적으로 습기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어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은 현대 악기보다 25% 정도 습기가 적다.

바이올린 제작자이자 텍사스 A&M 대학 교수인 조지프 나기바리는 "습기가 적은 것은 더 훌륭한 소리를 내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타이 교수는 "이 악기들도 영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100년 안에 많은 악기가 그들의 소리를 잃어 갈 것"이라며 "악기에 사용된 목재의 비밀을 푸는 것이 스트라디바리와 과르네리의 소리를 보존하는 악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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