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장쩌민, 공산당 원로 별세에 조의 표시 안 해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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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지난 12일 별세한 공산당 원로 웨이춘수(韋純束·95) 전 광시(廣西)좡족자치구 부서기의 장례식에 조의를 표시하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가 21일 보도했다.

둬웨이는 광시자치구의 현지신문인 광시일보를 인용해 웨이춘수 전 부서기 별세 애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고위층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허궈창(賀國强) 전 정치국 상무위원 등이었으며 장쩌민 전 주석은 빠졌다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올해 중국 관영 매체에 보도된 것만 추려도 장 전 주석은 지난 2월 4일 개혁개방을 이끈 원로인 위안겅(遠庚), 6월 커우칭옌(寇慶延) 광둥(廣東)성 자문위원회 주석, 7월 예쉬안닝(葉選寧) 전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연락부장, 9월 중국 저명 재료과학자 옌둥성(嚴東生), 11월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평의회 의장 장례식에 조화를 보내 애도했다고 전했다.

중국에선 전직 지도자들이 당 원로 장례식 등을 직접 조문하거나 조화를 보내는 방식의 외부 활동을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해왔고, 만 90세의 장 전 주석이 지난달 30일 동갑내기 공산주의자인 카스트로의 별세 소식을 듣고 조화를 보냈다는 점에서 그의 이번 조문 누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번 일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 최고지도층에 대규모 인적 개편이 이뤄질 내년 말 제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주요 정치세력인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과 장쩌민 전 주석의 권력기반인 상하이방(上海幇)·장쑤방(江蘇幇) 등을 겨냥한 공격을 강화하는 가운데 발생해 중국 정가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를 두고 장 전 주석이 공산당 원로 장례식이라고 하더라도 선택적으로 조의를 표시해왔다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장 전 주석의 권력 의지가 약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장 전 주석은 2002년 제16차 당 대회에서 후진타오 주석에게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직을 이양하고 그로부터 1년 6개월 후 당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까지 넘겨주고 나서도 '상왕'으로 군림해왔고, 시 주석 집권 4년 동안에도 후 전 주석보다 더 왕성한 정치활동을 한 것으로 평가돼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0일 중국 공산당은 시 주석 주도로 사실상 장쩌민 전 국가주석을 겨냥해 퇴직 지도자는 집무실을 비워줘야 하고 기준을 초과해 관용차를 사용해서도 안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특혜' 규정을 철폐하는 문건을 채택했다.

이는 장 전 주석이 현직에서 물러나고서도 당 중앙군사위 주석 집무실을 10년 이상 사용했을뿐더러 여러 차례 당과 국가의 고위층을 거느리고 시찰을 다닌 걸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시 주석은 아울러 이미 현직에서 물러난 상하이방 세력 이외에 장쩌민의 고향인 장쑤성 출신의 정·재계 친위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척결 작업에 나서 장 전 주석과 갈등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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