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권의지 강력 표명…친노 진영 비판에 "인격모독"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제가 10년 동안 유엔 총장을 역임하면서 배우고, 보고, 느낀 것이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치라는 것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기성 정치인들과의 연대할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도 "정당이 무엇이 중요한가. 무슨 파가 중요한가. 노론-소론, 동교동-상도동, 친박-비박 이런 것이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가 없다"는 말로 기성 정치권을 비판했습니다.

이달 말로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을 퇴임하는 반 총장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단과의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반 총장은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무엇에 기여할지에 대해 깊이 고뇌하면서 생각하고 있다"고 대선 출마 여부에 확답하지 않았지만, 대권의지를 강력히 표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할 수 있느냐는 귀국 후 각계 국민을 만나 말씀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 입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정치라는 것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수단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제가 깊이 생각을 안 해봤다"는 말로 답변을 비켜갔습니다.

반 총장은 또 '최순실 사태'와 박 대통령 탄핵상황, 그리고 국민들의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참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참담한 심정으로 귀국한다. 가슴이 무겁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지난 반 총장은 새누리당 친박 진영의 물밑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후 친노 인사들로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그는 "이는 정치적 공격으로밖에 볼 수 없다. 저는 평생 살면서 배신이라는 얘기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인격을 모독해도 너무 모독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을 2011년 참배한 사실과 더불어 "언론보도가 많이 안됐지만 저는 서울에 가는 계기나 매년 1월 초에 늘 권양숙 여사에게 전화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퇴임 후 전직 사무총장으로서 국제무대에서 기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내 일을 하면서 국제적 일을 못하는 것은 아니며 얼마든 겸임할 수 있다"면서 "다만 현 단계에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게 더 시급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1월 중순 귀국하겠다고 밝힌 그는 박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상 당연히 만나야 하는데 탄핵소추가 된 상황"이라며 "우선 황교안 권한대행 예방해 귀국신고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회의장 등 3부 요인에 대해 귀국신고를 하고 국립묘지 참배, 선친 묘소 참배, 고향인 충북 충주에 사는 모친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겠다면서 "이후는 일정을 다시 협의해 필요한 인사와 지역을 방문하겠으며 그 계기에 진정한 민의가 뭔지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