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실격이라니"…'불면허시험' 직접 보니 진짜 어렵다


모레부터 운전면허 장내 기능시험이 바뀝니다.

어렵게 바뀐다는 데 얼마나 어려운지 기자들이 직접 응시해 봤습니다.

상당수의 기자들이 "와 어렵다"를 연발할 정도로 속칭 '불시험'이 됐습니다.

오늘(20일) 오후 서울 강서운전면허시험장에 마련된 운전면허 기능시험 체험 현장.

많은 기자들이 '운전 경력 몇 년인데…' 하는 듯한 표정으로 체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내 시험장 방송에는 "실격입니다"가 이따금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운전면허 취득 8년째인 A 기자가 도전했습니다.

'설마 떨어지겠어'하는 생각과 함께 기능시험 100점을 기대하며 2종 보통 시험 차량에 탑승했습니다.

방향지시등·전조등 조작 등의 조작 시험을 감점 없이 무사히 통과하고 첫 번째 난관인 경사로 코스에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정지 후 다시 차량을 출발시켜야 하는 경사로에서 멈추지 않고 통과하면서 바로 경광등이 울렸고 실격됐습니다.

'물시험'이라 불렸던 이전 기능시험에는 없었던 경사로에서 충격적인 실격을 당했습니다.

심기일전해 2차 도전을 했습니다.

경사로에 진입한 후 이번에는 정확히 차량을 멈췄습니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차가 뒤로 밀리는 느낌이 들어 순간 불안했지만, 무사히 경사로를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경사로에서는 뒤로 1m 이상 밀리면 실격이 됩니다.

경사로 내리막길에서는 액셀을 그대로 밟고 있다가 제한 속도 20㎞를 넘을 뻔하면서 실격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방향지시등을 제때 작동하고 교통 신호에 맞춰 운전하면서 천천히 시험 코스를 주행했고 드디어 가장 어렵다는 'T자 코스'에 들어섰습니다.

주차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직각 주차이지만 한 번에 차량을 주차 공간에 넣지 못했습니다.

2번가량 차를 앞으로 빼고 뒤로 넣고 해 무사히 차를 주차 공간에 겨우 넣었습니다.

차량 뒷바퀴를 정확히 노란색 주차선과 흰색 선 사이에 위치시키기도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무사히 차량을 주차했지만, T자 코스를 나올 때 긴장이 풀린 나머지 오른쪽 주차선을 침범했습니다.

10점 감점입니다.

합격 점수가 80점인 가운데 90점이 되자 긴장이 한층 더 높아졌지만, 교차로에서 정지선을 침범하면서 5점이 추가로 감점됐습니다.

가속 코스를 무사히 통과해 약 10분간의 '불면허시험'을 마쳤고 최종 점수 85점으로 간신히 합격 할 수 있었습니다.

별도의 기능시험 연습을 하지 않았지만, 수년간 운전을 해온 기자들에게도 경사로와 직각 주차(T자 코스)를 비롯해 좌·우회전, 신호교차로, 가속 코스 등이 추가된 기능시험은 진땀을 뺄 정도였습니다.

실격 당한 한 기자는 "2006년에 면허를 땄는데 T자 코스에서 주차선을 넘는 바람에 불합격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운전면허를 따려는 사람들은 이제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지금보다 많은 연습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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