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명 참사' 파키스탄항공, 운항 재개 앞서 염소 제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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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국영 파키스탄항공이 이번 달 초 추락사고로 47명의 희생자를 낸 기종 운항을 재개하면서, 염소를 죽여 제물로 바치는 의식을 치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일간 익스프레스트리뷴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항공은 그제, 수도 이슬라마바드 외곽에 있는 베나지르 부토 공항에서 물탄으로 가는 쌍발 터보 프로펠러기 ATR-42 여객기 이륙에 앞서, 기체 앞에서 흑염소 한 마리를 죽여 피를 내는 의식을 치렀습니다.

항공사 측은 최근 항공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안전을 기원하는 취지에서 의식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키스탄항공은 앞서 7일, 이슬라마바드 인근 하벨리안 산악지대에서 ATR-42 기종 여객기가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등 47명이 숨지자, 지난 12일부터 같은 기종 운항을 전면 중단하고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며 1주 일만인 그제 해당 기종의 운항을 재개하던 참이었습니다.

의식을 치르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현지 언론과 트위터 등으로 확산하면서, 네티즌들의 거센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에는 여객기 바로 앞에 공항경비대원이 배치된 가운데 파키스탄항공 직원들이 앉아 염소를 잡고 있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 기사 댓글과 소셜미디어에는 파키스탄항공이 안전대책보다 미신에 더 신경 쓴다며 파키스탄항공을 질타하는 글이 빗발쳤습니다.

일부는 "제물을 바치는 게 항공기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다는 뜻은 아니지 않나"며, 파키스탄항공을 두둔하기도 했지만, "시험을 앞둔 학생이 공부는 하지 않고 밤새 시험 잘 보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격"라며,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거라고 비판하는 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비난이 잇따르자, 파키스탄항공은 이번 의식은 경영진이 결정한 것이 아니며, 일부 현지 직원이 운항 재개에 감사하는 뜻에서 스스로 한 것이라며 거리를 뒀습니다.

하지만, 파키스탄 조종사협회 한 간부조차 "직원들이 신의 가호를 찾기 시작한 것 자체가 뭔가 심각하게 잘못됐음을 뜻한다"면서 이번 조치를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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