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의 당연한 도리입니다"…교통사고 운전자 구한 육군 소령


현역 육군 소령이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차량 운전자를 구조하고 병원으로 옮겨 귀감이 되고 있다.

전북대학교 학생군사교육단(ROTC) 소속 훈육관 임용구 소령(36)은 20일 오전 8시께 충북 괴산에 있는 학생군사학교에 가기 위해 병사 3명과 길을 나섰다.

임 소령은 오전 11시까지 학교에 도착해야 했던 터라 발길을 재촉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운전하던 중 그는 서울 방향 서대전 IC 부근에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된 벤츠 차량을 발견했다.

대수롭지 않은 사고로 여긴 임 소령은 전복된 차량 운전석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운전자를 보고 눈이 커졌다.

운전자 조모(54)씨 팔에서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고, 하반신은 찌그러진 차량에 끼어 옴짝달싹도 하지 못했다.

임 소령은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했다.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병사 3명에게 경광봉을 쥐여주며 뒷차량 서행 유도를 맡겼다.

자칫 뒷차량이 무심코 달려오다 2차 사고를 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조씨에게 달려간 임 소령은 운전석에서 구조할 수 없다고 판단, 조수석 문을 어렵게 뜯어냈다.

안전벨트를 풀고 조씨 다리를 조수석 밖으로 끄집어냈다.

다리와 팔 등을 순차적으로 빼낸 뒤 조씨를 안정시켰다.

임 소령은 곧바로 119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사고 위치가 고속도로여서 출동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무작정 구급차를 기다릴 수가 없어 병사들과 함께 조씨를 자신의 차에 태우고 인근 병원으로 달렸다.

병원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조씨 의식과 몸 상태를 수시로 확인했다.

병원에 도착한 임 소령은 응급실 의료진에게 조씨 치료를 부탁했다.

임 소령은 뒤늦게 병원에 도착한 경찰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남기고 다시 학생군사학교로 향했다.

다행히 조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소령은 "사고 당시 다른 차량이 비상등을 켜고 서행하고 있었다"며 "운전자를 구조하지 않으면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어서 구조에만 전념했다. 군인으로서 국민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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