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pick] '대통령 5촌 살인' 편집본 삭제 사건…제작진에게 물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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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5촌 살인사건'을 다룬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편집 파일이 방송 이틀을 앞두고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일어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편을 연출한 배정훈 PD는 "지난 목요일(15일) 방송 이틀 전 프로젝트 파일이 지워지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습니다.

프로젝트 파일이란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러 영상을 하나의 방송용 영상으로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편집용 파일을 말합니다.

제작자들은 프로젝트 파일 형태로 편집을 마친 뒤 마지막으로 영상을 내보내는 과정(export)을 통해 방송용 영상을 만듭니다.

배정훈 PD는 "프로젝트 파일을 열어야 그동안 편집 작업을 해둔 게 뜨는데 컴퓨터를 열었더니 그게 지워져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지워진 게 프로젝트 파일 뿐만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프로젝트 파일 외에 영상 편집 프로그램에서 자동으로 작업 내역을 저장하는 폴더도 함께 지워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배 PD는 "이번 편은 편집용 프로그램인 E 프로그램을 이용해 작업했는데 그 안에 시간대별로 자동 저장이 되는 폴더가 통째로 지워진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편집이 한창이던 프로젝트 파일과 함께 편집 기록을 불러올 수 있는 자동 저장 기록이 갑자기 사라진 겁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사건의 경위를 밝히기 위해 기술팀에 문의했으나 "아이디를 이용해 정상적으로 프로그램에 로그인한 뒤 파일을 선택해 지우지 않으면 이렇게 프로젝트 파일이 사라지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문제의 파일이 지워진 컴퓨터는 방송용 편집 전용 컴퓨터였기 때문에 외부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해킹 등의 접근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기술팀의 설명입니다.

제작진은 파일이 삭제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에 컴퓨터에 로그인 한 사람이 누구인지 기술팀과 협의해 파악하려고 했지만 찾는 데 실패했습니다.

파일이 삭제된 뒤 제작진은 비밀번호를 즉시 바꿨고 제작진 가운데 5명만 이 비밀번호를 공유하며 편집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편집용 컴퓨터에 로그인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평소 여러 명이 공유해왔지만 이번 사건 때문에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편 편집 작업에 특별히 보안을 강화한 것이라고 제작진은 설명했습니다.

제작진은 "작업 내역을 따로 저장해두는 것은 제작진 모두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번 일로 방송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 관계자는 "영상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실제로 기술적인 결함인 건지 지운 건지는 확인해보고 있는 단계"라면서 "다만 이렇게 파일이 사라진 건 이례적이다"고 말했습니다.

17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 편은 지난 2011년 박근혜 대통령의 5촌인 박용철 씨가 살해당한 이른바 '대통령 5촌간 살인사건'을 둘러싼 풀리지 않은 의혹을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사건 당시 경찰은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조카인 박용수 씨가 사촌 동생 용철 씨를 죽인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그러나 육영재단을 둘러싼 박근령·신동욱 부부와 박지만 회장간의 갈등 과정에서 박용철, 박용수가 희생됐을 가능성이 있고 끔찍한 범죄의 배후에 누군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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