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0여 년 전 서안 정착촌에 1만 달러 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03년 요르단강 서안 베이트 엘 정착촌에 1만 달러를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미국과 이스라엘 신문들이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포스트는 트럼프 재단이 2013년 '베이트 엘의 미국 친구들'이라는 정착촌 지원 모금 운동 단체에 1만 달러를 기부한 사실이 기재된 자료를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베이트 엘은 팔레스타인 측이 장래 독립국가를 세우려 하는 요르단강 서안 내 유대인 정착촌입니다.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주 이스라엘 주재 대사로 지명한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과거 몇 년 동안 이 단체의 회장을 맡아 연간 약 200만 달러의 기금을 모았습니다.

프리드먼은 전통적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법인 '2개 국가 해법'에 반대하는 신문 아루츠 셰바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스라엘 전직 의원이며 베이트 엘의 설립자 가운데 한 명인 야코브 카츠는 이스라엘 라디오와 회견에서.

"오래전 프리드먼이 우리 명예회원이었을 때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프리드먼을 위해 1만 달러를 기부했다"며 "당시에는 그가 대통령이 될 줄 몰랐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다른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는 트럼프 당선인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부모인 찰스 쿠슈너와 셰릴 쿠슈너도 2013년 2만 달러를 베이트 엘에 기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도 이스라엘 라디오 보도를 인용해, 카츠 전 의원과 프리드먼이 40년 지기라며 10여 년 전 정착촌 단체가 프리드먼을 위한 행사를 뉴욕에서 열었을 때 트럼프가 1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전했습니다.

카츠는 트럼프의 기부금에 대해 더 언급하지 않았으며, 정착촌의 정통 유대교 학교인 예시바에 사용됐다고만 밝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정권인수위원회 측은 이스라엘 언론의 '정착촌 기부' 보도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습니다.

미국 민주·공화당 역대 대통령들은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의 걸림돌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그러나 서안 정착촌 확장을 지지하고, '2개 국가 해법'에 회의적 견해를 보여온 프리드먼 주 이스라엘 대사 지명자가 정착촌 지원 단체 회장까지 역임한 사실이 드러나 진보 유대인 단체와 아랍권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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