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못 찾은 돈' 요구불예금 200조 원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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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나 기업이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이 가파르게 늘어 2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한국은행 통화량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시중은행,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 예금취급기관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201조 7천6백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 9월말보다 6조6천700억원, 3.4% 늘어난 겁니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요구하면 언제든지 조건없이 지급하는 보통예금, 당좌예금 등의 단기금융상품을 가리킵니다.

유동성이 매우 높아 현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함께 협의통화, M1에 포함됩니다.

통화량 통계에서 요구불예금이 200조원을 넘기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요구불예금은 작년에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39조2천460억원이 늘었고, 올해 들어서도 10개월 동안 19조8천904억원이 불었습니다.

2014년 10월 말과 비교하면 2년 사이 68조2천263억원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요구불예금이 급증한 것은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1.25%까지 떨어지는 등 초저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지만, 저성장 시대를 맞아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을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코스피는 수년째 박스권에 머물러 있고 정기예금, 정기적금 등 저축성 예금으로 인한 이자 수익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한은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은행의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2.0% 이상인 상품은 지난 9∼10월 2개월 연속 0%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따라 가계는 장기금융상품보다 이자가 거의 없는 요구불예금에 돈을 맡기는 경향이 생긴 겁니다.

기업들의 투자 부진도 요구불예금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업들은 경기 부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설비 등 투자에 머뭇거리며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겁니다.

지난 12일 산업은행은 국내 3천5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비투자계획 조사 결과, 올해 설비투자는 작년보다 0.8% 감소한 179조4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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