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검찰ㆍ법원, '카란지루 교도소 학살' 공방


브라질 사상 최악의 교도소 수감자 살해 사건으로 알려진 '카란지루(Carandiru) 학살'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 문제를 놓고 법원과 검찰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카란지루 학살'은 1992년 10월 2일 경찰이 상파울루 시 인근 카란지루 교도소에서 일어난 폭동을 진압하면서 수감자 111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이다.

생존자들은 경찰이 폭동 진압 과정에서 항복하거나 감방에 숨은 수감자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74명의 경찰에게는 48∼624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해당 경찰들은 증거 불충분을 들어 항소했고, 상파울루 주 형사법원이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9월 말 처벌을 무효로 하는 판결을 내렸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상파울루 주 검찰은 이날 연방대법원에 하급 법원의 판결을 취소해야 한다며 상고했다.

검찰은 '카란지루 학살' 관련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은 헌법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라질의 인권단체들은 "이 판결은 가뜩이나 심각한 교도소 내 폭력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세실 푸이리 대변인도 '카란지루 학살' 관련자 처벌 무효 판결은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한편, '카란지루 학살' 사건은 '거미 여인의 키스'로 유명한 엑토르 바벤코 감독에 의해 '카란지루'라는 이름으로 영화화돼 2003년 칸 영화제 공식경쟁 부문에 출품되기도 했다.

이 영화는 브라질의 열악한 교도소 환경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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