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연기 치솟아"…화성 초교 화재 '긴박했던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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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6일) 오전 10시 2교시 영어수업이 한창이던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의 한 초등학교 5학년 교실이 갑자기 술렁였습니다.

창밖에 검은 연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 보였고, 곧 매캐한 냄새까지 진동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이 난 것 아니냐"는 말이 오갔고, 담당 교사는 사정을 살피기 위해 수업을 중단하고 교실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이들이 불안해 하는 사이 "불이 났으니 신속히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고, 깜짝 놀란 학생들은 허겁지겁 교실을 뛰쳐 나갔습니다.

개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학교는 학년 당 1개 학급만 있어 2층에 모든 교실이 몰려 있습니다.

교사들은 질서없이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을 진정시키고 계단으로 안내했습니다.

A(12)양은 "갑자기 연기가 치솟더니 유리창이 검은색으로 변해버렸다"며 "안내 방송을 듣고 놀라서 친구들과 함께 교실을 나서니 연기가 눈 앞에 가득해 너무 무서웠다"고 끔찍했던 당시를 기억했습니다.

이어 "계단을 이용해 1층으로 내려갔는데, 일부는 마구 뛰어서 질서가 없는 모습이었다"며 "건물 밖으로 나와보니 불이 빠르게 번지고 있었고, 검은 연기가 온통 건물을 뒤덮은 상태였다"고 덧붙였습니다.

B(12)양은 "학교 안내 방송이 나온 지 얼마 안 돼 '쨍그랑'하면서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났다"며 "유치원생, 1∼3학년인 저학년 학생들 사이에서는 울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습니다.

문제는 유독 많은 연기가 몰린 1∼2학년 교실이었습니다.

건물 밖에 있던 공사 현장 근로자들은 사다리를 대고 올라가 교사들이 창문 쪽으로 인솔한 학생들을 하나씩 받아 1층으로 내렸습니다.

또 일부는 굴착기를 동원해 아이들을 태워 지상으로 대피시켰습니다.

긴박한 순간이었지만, 모두가 힘을 합친 덕분에 아무도 다치지 않고 모두 건물 밖으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 관계자는 "불이 났다는 연락을 받고 119 신고를 하고, 각 교실에 방송을 내보냈다"며 "교사는 마지막까지 건물 안에 남아 학생들을 대피시켰고, 공사 현장 근로자들도 발 벗고 나서준 덕분에 다친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학교에 있던 병설 유치원 원생 40여 명, 초등학생 70여 명, 교사 등 교직원 20여 명은 모두 옆 중학교 시청각실로 대피했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대부분 귀가했습니다.

이달 초 개교한 이 초등학교는 본관 건물이 'ㄱ'자 형태로 이어져 있으며, 불이 난 급식실은 학생들이 있는 교실과는 다소 떨어져 있는 한쪽면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30여 분 만에 진화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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