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백악관, 러시아 미 대선개입 해킹 놓고 정면충돌 양상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사태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백악관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최근 미국 대선판을 뒤흔든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와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위해 비밀리에 협력했다고 결론을 내린 가운데 백악관은 트럼프 당선인도 미리 알고 있었다며 그를 이 사안에 끌어들이고 있고,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과 민주당이 대선 패배를 러시아의 해킹 탓으로 돌린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흡사 임기 종료를 앞둔 버락 오바마 정부와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가 날 선 파워게임을 벌이는 형국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선일 오래전, 대부분 10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트럼프 캠페인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서는 충분한 증거가 있었다"면서 "트럼프 당선인 본인도 상대 후보(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해킹을 러시아에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것은 어떤 사실적 요소를 근거로 판단했든 소식통들의 정보를 토대로 판단했든 트럼프 당선인 본인이 '러시아의 해킹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상대 후보에게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계속해서 러시아에 해킹을 촉구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앞서 지난 12일 브리핑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에 클린턴 이메일을 해킹하도록 요청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가 자신을 위해 민주당을 해킹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15일 트위터에서 "만약 러시아나 어떤 다른 단체가 해킹했다면 백악관은 왜 (바로 공개하지 않고 지금까지)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왜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에서 지고 난 지금에야 그런 불평을 하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트럼프 정권인수위 선임 고문인 켈리엔 콘웨이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어니스트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백악관 대변인으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어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그는 지금 트럼프 당선인이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심지어 그런 논란을 부채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변인에서 물러난 후 정치평론가가 되기 위해 오디션을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에 앞서 지난 1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대선개입 논란에 대해 "우스운 얘기로, 그런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당 측의) 또 다른 변명"이라고 일갈한 데 이어 12일 트위터에서도 "만약 선거결과가 반대였고 그래서 우리 측이 러시아와 CIA 카드를 활용했다고 상상해 보자. 그랬다면 아마도 '음모론'이라고 그랬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