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던 고막파열이 4명이나' 軍, 부상자 관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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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예비군훈련부대 폭발사고와 관련해 육군이 사고 이튿날인 어제(14일) 고막이 파열된 병사 4명을 추가로 확인한 것을 두고 부상자 관리에 허점이 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15일) 이번 사고로 고막이 터진 한 병사의 어머니 A씨는 "아들이 13일 사고 직후 울산시티병원으로 옮겨졌다가, 고막 이상 등을 검사하기 위해 부산 국군통합병원으로 다시 이송됐다"면서 "당시에는 '내일 다시 진료하자'는 말만 듣고 부대로 복귀했는데, 그날 밤 통화에서 말소리가 잘 안 들린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그런데 어제 다시 국군병원을 갔을 때는 양쪽 고막이 모두 파열됐다고 진단했고, 특히 오른쪽은 손상이 심하다면서 민간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진료의뢰서까지 써주겠다고 했다"면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고막 검사 결과가 하루 만에 아들을 포함해 4명이나 바뀐 것은 사고 직후 부상자 수를 줄이기 위한 육군의 꼼수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A씨 아들을 비롯한 병사 4명이 고막 파열을 진단받기까지 과정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습니다.

사고 직후 외상은 없으나 이명(귀울림) 증세 등을 호소한 15명은 부대와 가까운 울산시티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당시 이들을 살핀 의료진은 "고막이 찢어진 부상자가 여러 명 있다"고 밝혔습니다.

군부대 측은 그러나 이 병원에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사들을 부산 국군통합병원으로 이송했고, 15명 전원은 '이상 없다'는 진단과 함께 부대로 복귀했습니다.

당시 육군은 '고막이 찢어진 부상자가 있다'는 보도 내용을 정정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육군은 그러나 어제 사고 원인과 수사 계획 등을 설명하는 브리핑에서 "4명의 고막 파열이 추가로 확인됐다"며 슬그머니 부상자 수를 기존 6명에서 10명으로 늘렸습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화상과 골절상을 입은 중상자 치료, 사고 원인의 대공 용의점 여부 등에 신경이 쏠려 (고막 파열 환자에 대한)파악이 늦었다"면서 "고의로 부상자 수를 축소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고막 파열은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이경(耳鏡)이라 불리는 의료기로 간단히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이어서, 사고 당일에는 부상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군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결국 피해 병사들에 대한 군의 안이한 대응이 부상자 검사를 형식적으로 했다거나, A씨 주장대로 부상자를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비판을 자초한 셈이 됐습니다.

그제 오전 11시 47분 울산시 북구 신현동 53사단 예하 예비군훈련부대에서 폭발이 발생해 주변에 있던 현역 병사 28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군은 사고 당일 "환자로 볼 수 있는 수준의 부상자는 6명"이라고 밝혔으나, 이튿날 고막 파열 4명을 추가해 부상자가 10명이라고 최종적으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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