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부통령, 정적 납치·폭행 의혹…대통령 "철저 조사"


압둘 라시드 도스툼 아프가니스탄 부통령이 최근 정적을 납치해 고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현지 인터넷신문 파지와크아프간뉴스 등에 따르면 도스툼 부통령 고향인 북서부 자우잔 주 주총리를 지낸 아흐마드 에슈치는 지난달 말 도스툼 부통령 일행에 납치돼 부통령 집과 치안당국에 모두 16일간 감금됐다가 이달 10일 풀려났다고 주장했다.

에슈치 전 주지사는 지난달 24일 도스툼 부통령 측과 스포츠 시합을 하던 중 도스툼 부통령에게 폭행당한 뒤 그의 집으로 끌려갔으며 부통령 경비원들이 자신의 옷을 모두 벗기고 감금했다고 말했다.

에슈치 전 주지사는 부통령 경비원들에게서 성고문 협박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에슈치 전 주지사는 한때 도스툼 부통령과 같은 정치 조직에서 활동하기도 했지만 현재 정치적으로 결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도스툼 부통령은 에슈치 전 주지사의 주장은 근거 없는 선동이라고 반박했다.

도스툼 부통령은 에슈치 전 주지사가 자신이 아닌 국가 정보기관에 구속됐다면서 그가 반정부 활동 자금을 모으는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하지만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대변인을 통해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면서 도스툼 부통령의 정적 납치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이번 사건에 우려를 나타냈다.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언론에 보도된 불법 감금과 가혹 행위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아프간 정부의 신속한 수사를 환영한다"고 성명을 냈다.

EU와 호주, 캐나다, 노르웨이 등도 성명을 내고 도스툼 부통령의 인권 침해와 권한 남용 의혹을 공식적으로 수사할 것을 요청했다.

도스툼 부통령은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 시 반(反) 탈레반 무장세력인 북부동맹 지도자로 미국을 도와 탈레반 정권을 붕괴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군벌 출신이다.

그는 탈레반과 전투 과정에서 북부동맹군에 포로가 된 탈레반 수백 명을 컨테이너에 가두어놓고 질식사시켰다는 혐의를 받아 '세상이 다 아는 살인자' 등으로 불렸지만 2014년 대선에서 가니 대통령을 지원하며 정계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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