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판 흔든 클린턴 측 이메일 해킹, '오타' 실수 탓?"


미국 대선판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측의 이메일 해킹 사건이 사소한 오타에서 시작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클린턴 선거운동본부장이었던 존 포데스타의 이메일 계정이 해킹당하고 그가 주고받은 이메일 수천 건이 유출된 발단이 오타일 수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포데스타는 지난 3월 발신자 '구글'로부터 "해커들이 당신 지메일(구글 메일) 계정에 침투하려 시도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

한 보좌관은 클린턴 캠프의 IT 담당 직원에게 이 이메일이 진짜인지 묻는 메일을 보냈다.

이에 IT 보좌관 찰스 델러밴은 포데스타가 받은 이메일이 "합법적인(legitimate) 이메일"이라며 "당장 비밀번호를 바꿔야 한다"고 답했다.

그런데 델러밴은 애초 '불법(illegitimate) 이메일'이라고 쓰려고 했는데 실수로 오타를 냈으며, 이런 실수를 한 자신을 아직 용서하지 못했다고 NYT에 전했다.

문제의 이메일은 해커들에게 포데스타의 비밀번호를 노출하는 피싱 사기 이메일이었다.

'합법 이메일'이라는 답변을 듣고서 포데스타의 보좌관이 이메일을 클릭하는 바람에 해커들은 포데스타의 계정에 접근할 수 있었다.

포데스타 측이 이 낚시성 이메일을 클릭한 이후 머지않아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포데스타의 10년 치 이메일을 폭로하기 시작했고 민주당의 선거 전략 등이 노출돼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

NYT는 이날 기사에서 러시아가 비용은 낮고 효과는 큰 사이버무기를 이용해 미 대선에 어떻게 침투했는지를 파헤쳤다.

그러면서 대선 기간 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이 포데스타와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인사들의 유출된 이메일 내용을 적극적으로 보도해 무의식적으로 러시아 해커들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NYT는 "NYT를 포함한 모든 주요 언론이 위키리크스와 DNC를 인용해 수많은 기사를 발행했으며, 이는 사실상 러시아 정보기관의 도구가 됐다"며 "언론은 러시아 해커보다는 해킹당한 자료와 가십성 이야기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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