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시마 원전
일본 요코하마와 니가타현에서 원전사고가 난 후쿠시마 현 출신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세균'으로 불리는 등 이지메를 당한 것으로 드러난 데 이어 도쿄도와 가나가와현에서도 사고지역에서 전학온 학생들이 "먹을 걸 사내라"는 등 이지메를 당한 것으로 밝혀져 일본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NHK, 아사히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가와사키시로 이주해 온 남자 중학생이 전학한 가와사키시립 중학교에서 동급생들로부터 "후쿠시마현 사람은 바보"라는 놀림과 함께 때리거나 차는 등의 이지메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원전사고 지역 주민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변호사들에 따르면 이지메를 당한 학생은 현재 고교 2년생으로 시립중학교에 다닐 때 동급생들에게서 이지메를 당했습니다.
피해 학생과 학부모는 당시 학교 측에 이 사실을 알렸으나 가해자들이 이지메를 하지 않았다고 우기는 바람에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피해 학생은 당시 한동안 등교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괴로운 일이 아주 많았지만, 주위에서 이해해주는 분들의 지원으로 간신히 졸업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가와사키시 교육위원회는 지난달 후쿠시마현에서 피난 온 아동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후 "이지메는 없다"고 발표했으나 졸업생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가와사키시 교육위원회는 졸업생이 재학시 이지메를 당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관할 52개 시립중학교에 대해 실태조사를 지시해 오늘부터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도쿄도 지요다 구에 있는 구립 중학교에서도 원전사고로 후쿠시마 현에서 도쿄로 이주해온 중학생이 동급생으로부터 이지메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해 학생은 같은 학년 3명으로부터 "한턱내라"는 요구를 받은 끝에 과자와 음료 등 1만엔 어치를 사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피해 학생은 작년 여름께부터 일부 학생들이 "피난 온 놈이라고 폭로하겠다"는 위협을 받았으며 올해 들어 편의점 등에서 도넛과 주스 등을 대접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세균', '후쿠시마'로 불리며 이지메를 당했기 때문에 알리고 싶지 않았다"면서 "돈으로 입막음할 수 있으면 그게 좋겠다고 생각해 대접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난달에도 원전사고로 후쿠시마에서 요코하마로 거처를 옮긴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쓴 수기가 공개돼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이 학생은 수기에서 원전사고가 난 2011년 초등학교 2학년 때 전입해온 뒤 급우들이 자신의 이름에 세균을 붙여 부르는 등 이지메를 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동급생들이 원전사고로 받은 배상금이 있을 것이라며 요구해 유흥비를 댔다고 적었습니다.
이달 초에는 후쿠시마에서 니가타 현 니가타시로 거주지를 옮긴 한 초등학교 4학년생이 동급생들이 자신을 '균'으로 호칭한다며 40대 담임교사에게 상담을 요청했으나 이 교사로부터도 '균'으로 불리게 됐다며 지난달 말부터 1주일째 등교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