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정예 KSO 특수부대 시리아 투입 확인


실체가 가려져 있던 러시아 최정예 특수부대의 시리아 투입 사실이 확인됐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러시아가 극소수 요원으로 구성된 특수전사령부(KSO) 직속 작전팀이 시리아에 투입돼 활동하는 장면이 지난 11일 러시아 국영 TV를 통해 방영됐다면서, 이로써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이 작전팀의 실체가 드러난 셈이라고 전했다.

9분가량 방영된 KSO 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시리아에 파견된 요원들은 오스트리아제 SSG-08 2000 볼트 액션(반자동) 저격소총, 조준경, 레이저 거리 측정기, 열영상장비, 소음감소형 교신 헤드셋 등 최신장비를 갖췄다.

국제테러 조직 알카에다 창시자 오사마 빈라덴을 제거한 '데브그루'(DevGru, 네이비실 6팀)와 델타포스 등 대테러전 수행 전문부대로 구성된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의 러시아 판인 KSO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추측됐다.

미 해군 부설 해군 분석센터(CNA) 소속 전문가인 마이클 코프먼은 러시아가 KSO 발족에 나선 것은 미 특수부대의 성공적인 활약상에 자극받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코프먼은 통합특수전사령부(SOCOM) 산하 미 특수부대원들이 첨단장비와 혹독한 전문훈련 덕택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수적으로 우세한 적에 맞서 잇따라 전과를 올리는 데 러시아가 자극받았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4년 기존 특수부대(스페츠나츠)와 공수부대 등에 선발한 500∼1천 명 규모의 최정예 요원들로 이뤄진 KSO의 가장 큰 특징은 임무다.

JSOC처럼 대테러전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발족한 것이 아니라 적 배후 교란, 표적에 대한 항공타격 요청, 전선 정보 수집, 적 지휘부 제거 등 기존의 특수전 임무에 집중한다는 것이 코프먼의 설명이다.

스페츠나츠가 사단이나 군단 또는 그 이상의 작전 부대에 배속돼 경보병 역할을 하는 것과 달리 KSO는 단독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KSO는 발족 직후 소치 올림픽 경비 임무에 투입된 데 이어 다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사태 과정에서도 맹활약했다.

사태 당시 50명가량의 KSO 요원들은 의사당 등 관공서 장악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내전에서 KSO의 첫 활약상이 알려진 것은 지난 3월 말이다.

당시 러시아 국방부는 IS가 장악한 고대 유적도시 겸 전략요충지 팔미라 탈환작전 과정에서 압도적인 반군에 포위된 특수부대 장교가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표적에 대한 공습을 요청한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

러시아 그러나 오랜 내전으로 붕괴위기까지 내몰린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부 지원을 위해 군사 개입한 지난해 10월 이후 KSO 희생자 수에 관해서는 확인을 거부했다.

코프먼은 실전 배치된 지 25년이 넘는 노후화 문제로 두 차례에 걸친 탑재 전투기 추락 사고를 일으켜 체면을 구긴 유일의 항공모함 '아드미랄 쿠즈네초프'처럼 KSO도 러시아가 전투환경에서 군사력 회복 능력을 과시하는 또 다른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특수부대는 국가전력의 한 수단으로 이를 과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나라는 거의 없다"며 "이런 점에서 러시아는 미국과 유사한 역량을 갖췄음을 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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