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서 국가연주 중 기립 안했다고 관객 체포하는 인도


지난달 영화 상영에 앞서 국가를 틀어야 한다는 인도 대법원 결정이 나온 이후 인도의 영화관에서 국가연주 중 기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객들이 잇달아 체포됐다.

13일 인도 NDTV에 따르면 전날 남부 케랄라 주 티루바난타푸람의 야외 영화관에서 열린 국제영화제에서 국가연주 때 기립을 거부한 관객 6명이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체포된 이들은 대부분 20대 전문직으로 영화제 주최 측과 현장에 있던 경찰관이 연거푸 일어서기를 요청했지만 거부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타밀나두 주 첸나이에서는 지난 11일 한 영화관에서 여학생 등 관객 3명이 국가연주 때 기립하지 않아 다른 관객 20여 명에게서 멱살잡이를 당하는 등 위협받았다.

출동한 경찰은 국가연주 중 일어서지 않은 일행을 국가상징 모욕 방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나, 위협을 가한 다른 관객은 입건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해당 행위를 국가상징 모독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최고 징역 3년형에 처할 수 있다.

인도 대법원은 앞서 지난달 30일 "국민이 요즘 국가를 어떻게 부르는지도 모른다. 국민은 국가 부르는 법을 배워야 한다"면서 모든 영화관은 영화 상영에 앞서 국가를 틀어야 한다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또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이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의무"라며 "관람객들은 국가 연주가 끝날 때까지 서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시대를 역행하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많이 제기됐다.

야당 보통사람당(AAP) 총재인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 총리 역시 대법원 결정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대법원이 독재자처럼 행동하고 있다"면서 "이번 결정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글을 남겼다.

일부는 국가연주 중 기립을 거부하는 불복종 운동을 제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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