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PC에 포르노 심고·발전소 정전시키고'…대상 넓히는 해킹


미국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에 대한 해킹의 배후로 러시아가 있다고 미 중앙정보국(CIA)이 주장한 가운데, 뉴욕타임스가 1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해킹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공격 대상의 컴퓨터에 아동 포르노그래피를 몰래 심어 괴롭히는가 하면 국가의 기간통신망인 발전소도 공격해 사회 시스템을 중단시키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영국으로 망명해 케임브리지에 거주하는 블라디미르 부코프스키(73)는 아동 포르노물을 만들고 소유한 혐의로 영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몸이 아파 누워 있는 데 영국 경찰이 집을 급습했습니다.

경찰은 부코프스키의 물건에서 금지된 이미지가 있다는 제보가 있다고 말한 뒤 그의 데스크톱 컴퓨터를 가져갔습니다.

영문을 몰랐던 부코프스키는 친구로부터 컴퓨터에서 아동 포르노그래피가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는 아동 포르노그래피를 제작한 혐의와 이를 소유한 혐의로 당국으로부터 기소됐습니다.

5월 열릴 예정이었던 재판은 부코프스키가 무죄 청원을 한 데 따라 12월로 연기됐습니다.

또 컴퓨터에서 발견된 아동 포르노그래피를 제삼자가 심을 수 있는지와 관련한 독립적인 보고서에 대한 재검토를 검찰 측이 요청함에 따라 더 늦어졌습니다.

부코프스키는 무죄를 강하게 주장하면서 자신을 '콤프로마트'(kompromat)의 희생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콤프로마트는 옛 KGB 요원들이 정적이나 공격대상을 부끄럽게 만들어 정치적 생명을 끝장내는 수법입니다.

첩보영화에서 종종 나오듯이 매춘부를 매수해 동침하게 한 뒤 사진을 찍어 협박하는 것이 한 사례입니다.

부코프스키는 러시아 해커들이 자신의 컴퓨터에 아동 포르노그래피를 심었다면서 "새로운 방법의 콤프로마트"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과거의 콤프로마트에는 사진과 동영상이 주로 이용됐지만 지금은 인터넷에서 공격대상의 비행을 만드는 등 훨씬 복잡해졌다고 전했습니다.

또 해킹이 과거에는 단순히 정보를 빼내는 데 목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짓 정보를 심는 데까지 확장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신문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정전도 러시아 해커의 소행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에너지회사를 공격해 수십만 명이 어둠에 갇혔던 일을 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인프라스트럭처를 사이버공격한 사례로 거론했습니다.

당시 정전 원인 조사를 도왔던 미국 메릴랜드 주 소재 사이버안보회사 '드래고스 시큐리티'의 로버트 리 국장은 "범인을 확실히 찾아내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해킹 조직이 러시아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아주 확신하며, 러시아 정부 요원도 관여돼 있다는 것을 절반은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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