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몽니'에 음향·영상 등 한류 수출 급감


올해 하반기 들어 한국이 TV프로그램, 음악, 영화 등 음향·영상서비스로 외국에서 벌어들인 수입이 많이 줄었습니다.

최근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한류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한류 수출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12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지난 10월 '음향·영상 및 관련 서비스' 수입은 5천150만 달러로 9월보다 1천430만 달러(21.7%) 줄었습니다.

지난 8월 7천750만 달러에서 9월 6천580만 달러로 줄어든 데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또 10월 수치는 지난해 9월(4천870만 달러) 이후 13개월 만에 최소 규모입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수지에서 음향·영상 서비스는 영화, 음악, 드라마 등의 제작과 관련돼 있다"며 "한류 콘텐츠를 많이 반영한 통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통계에는 한국 연예인들의 해외공연 수입도 포함됩니다.

음향·영상 서비스수입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1분기 1억2천600만 달러에서 올해 1분기 1억7천780만 달러로 늘었고 2분기에는 2억4천60만 달러로 분기 기준으로 처음 2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9천560만 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등 아시아에서 한류 열기가 뜨거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7월에 음향·영상서비스 수출로 벌어들인 수입이 6천490만 달러로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뚜렷해졌습니다.

한류를 반영하는 또 다른 통계인 '음향·영상 관련 지식재산권의 복제 및 배포권사용료' 수입도 최근 내리막길에 서 있습니다.

지난 8월 3천190만 달러에서 9월 2천830만 달러, 10월 2천550만 달러로 두 달 연속 줄었습니다.

TV프로그램, 음악, 영화 등의 판권과 관련된 수입이 줄었다는 뜻입니다.

국제수지에서 한류 효과는 상품으로 분류되는 영화, CD 등 다양한 항목에 걸쳐 있어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수출 전선에 분명히 이상 기류가 나타난 것입니다.

이는 중국의 한류 제한 조치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지난 7월 초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목적으로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결정을 발표하자 중국이 반발하면서 한류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그 이후 중국에서 한류 문화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중국 드라마에 출연하던 우리나라 배우가 중도에 하차하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최근 중국이 한국 연예인의 활동을 제한하는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중국 문화부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0∼11월 중국 공연을 승인받은 한국 스타들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달 들어 한국 가수 '악동뮤지션'의 상하이 공연이 허가됐지만, 사드 문제를 둘러싼 외교 갈등에 한류 콘텐츠 수출이 위축 국면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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