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카이로 콥트교회 예배 중 폭탄 피격…25명 사망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있는 콥트교 교회에서 11일(현지시간) 예배 시간에 폭탄이 터져 최소 25명이 사망했다고 일간 알아흐람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집트 국영TV에 따르면 이집트 보건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께 카이로 압바시야 구역에 있는 콥트교의 성 베드로 교회 예배당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 적어도 25명이 숨지고 4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에 10명은 중상이다.

폭발 당시 예배당 내부에서 콥트교 신자들이 집단으로 예배를 보는 중이어서 인명 피해가 컸다.

사망자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들도 포함돼 있다.

이번 공격에는 무게 12kg의 TNT 폭탄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관영 메나통신이 전했다.

이집트 보안 당국의 한 관계자는 "한 범인이 외벽에서 가까운 예배당에 폭탄을 투척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AP통신은 목격자 말을 인용해 교회 건물 내부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었다고 전하는 등 폭탄 공격 방식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현지 일각에서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이집트 지부의 소행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IS의 한 지지자는 인스타그램에 콥트교회 공격을 축하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사건 발생 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이집트 콥트교 타와드로스 2세도 이번 사건을 비판하며 유족들에게 위로를 표시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또 앞으로 사흘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집트 최고 이슬람 기구인 알아즈하르도 성명을 내고 "무고한 사람을 숨지게 하고 다치게 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콥트교는 전체 인구 9천만명 중 대다수가 이슬람 수니파인 이집트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한 기독교 종파다.

이집트 내 콥트교도는 700만~1천만명으로 추산되며, 인구 비율로는 8~11%를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카이로 안팎에서 폭탄 공격이 발생하기는 이번 주 들어 세 번째이다.

지난 이집트 수도 카이로 외곽 기자주 피라미드 인근 하람 거리의 검문소 근처에서 사제 폭발물이 터져 경찰관 6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같은 날 카이로 북부 카프르 엘셰이크 국제도로에서도 폭탄이 터져 민간인 1명이 목숨을 잃고 경찰관 3명이 다쳤다.

이집트에서는 2013년 7월 이슬람주의자로 불린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군부에 축출되고 나서 카이로와 시나이반도 등지에서 군인과 경찰을 겨냥한 총격, 폭탄 공격이 지속해 지금까지 수백명이 숨졌다.

IS의 이집트지부를 자처한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이러한 사건 대부분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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