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포 하얀헬멧도 '구조요청'…"수용소 끌려가 고문당할 우려"


시리아 정부군의 알레포 진격이 속도를 내면서 반군 지역에서 활동하는 구호 활동가들도 절박한 구조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시리아의 반군 장악지역에서 구조활동을 해온 시리아민방위대 '하얀헬멧'이 정부군에 테러리스트로 몰려 죽을 위기에 처했다며 국제사회에 구조를 요청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하얀헬멧은 "일대를 비워주지 않으면 자원봉사자들은 정부군의 수용소에 끌려가 고문과 처형을 당할 것"이라며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원 자원봉사자로 구성됐다고 주장하는 이 단체는 알레포 동부에서 정부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현장에 출동해 최근까지 6만여명을 구조했습니다.

하얀헬멧은 시리아의 최대 격전지 알레포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공습에 노출된 민간인들을 구호한 공로로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서방에서는 인도주의 활동가들로 존중을 받고 있지만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들을 서방의 선전 도구라며 비난해 왔습니다.

정부군은 현재 알레포 동부 일대를 75% 이상 장악했습니다.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는 알레포 일대에서 테러리스트를 모두 없애버리겠다고 선언한 상탭니다.

하얀헬멧은 구조활동을 벌이던 지역에 정부군이 들이닥치기까지 48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고 호소했습니다.

승기를 잡은 정부군이 파죽지세로 알레포 동부를 점령해 가고 있습니다.

그 사이 알레포 일대 민간인들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참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리아에서 의료 구호활동을 하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소속 의사는 영국 BBC 방송에 편지를 보내 "지난 5년간 시리아에서 많은 것을 목격했지만 요즘 만큼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누가 맞고 틀리고, 누가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닌 사람의 문제"라며 "매일 피를 흘리고, 죽고, 고아가 속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구시가지의 좁은 길은 전쟁 전만 해도 번성하고 북적이는 곳이었지만 이제 잔해가 바다를 이루고 있을 뿐, 길도 건물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상당수가 이제 알레포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일부는 수년간 살아온 곳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주민들이 떠날 수 있도록 시리아 정부군이 알레포 동부에 대한 공세를 일시 중지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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