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노동자, 추가 긴축에 분노 폭발…대규모 총파업


그리스 노동자들이 내년에 생필품에 대한 세금 인상, 임금 삭감 등 추가 긴축이 예고되자 대규모 총파업에 나섰습니다.

그리스 주요 노동조합은 어제 임금 삭감과 세금 인상, 공기업 민영화 등이 반영된 내년 예산안에 항의해 아테네와 테살로니키 등 주요 도시에서 총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수도 아테네에서는 1만5천 명, 제2도시 테살로니키에서는 5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왔습니다.

24시간 이어지는 이번 파업에는 공무원과 공공 기관 종사자, 은행, 선원, 철도 노동자, 공립 병원 의사 등 자영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 종사자들이 가세해 정부의 추가 긴축 정책에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주요 섬을 잇는 선박 운행이 중단되고, 공공 병원에서는 최소한의 치료만 이뤄지고 있습니다.

언론인들도 하루 앞선 지난 7일 파업에 나서면서 24시간 동안 뉴스 서비스가 중단됐습니다.

그리스 노조가 24시간 총파업을 벌이는 것은 올해 들어 3번째,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급진좌파연합이 2015년 초 정권을 잡은 이후로는 5번째입니다.

그리스 주요 노조인 GSEE는 성명을 내고 "이번 파업은 억압적인 긴축과 빈곤에 저항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다시 한번 채권단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처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 등 그리스 주요 채권단은 그리스가 추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서는 긴축을 확대하고, 쉬운 해고, 어려운 파업의 방향으로 노동법을 개정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 의회는 자동차, 유선전화, 유료 TV, 휘발유, 담배, 커피, 맥주 등에 붙는 세금을 인상해 내년에 10억 유로, 약 1조2천500억원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내용을 담은 정부 예산안을 오는 11일 통과시킬 예정입니다.

내년 예산안은 공공 부문 임금과 연금에서 57억 유로, 약 7조1천200억원을 삭감하고, 공공 부문 민영화로 20억 유로, 약 2조5천억원를 확보한다는 방침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편, 그리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그리스의 실업률은 23.1%로 여전히 EU 회원국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2010년 재정위기로 국제채권단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은 뒤 현재까지 3차에 걸친 구제 금융을 통해 국가 부도 위기를 간신히 넘긴 그리스의 채무액은 올해 국내 총생산의 180%에 달하는 3천150억 유로, 약 394조원에 달합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