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완성도 지적받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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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스물두 번째 영화 '스톱'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더라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또 만들어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김기덕 감독의 스물두 번째 영화 '스톱'이 8일 개봉했다.

이 영화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에 사는 임신한 부부가 도쿄로 이주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

방사능에 오염됐을지도 모르는 배 속의 아이를 낳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김 감독은 이날 김기덕필름을 통해 공개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저 혼자 외환 한도액 1천만원을 갖고 일본에 가서 배우들을 섭외해 찍었다"면서 "오전에 소품을 준비하고 오후에는 촬영, 밤에는 편집하면서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러나 "방사능에 대한 공포와 배우들의 헌신적인 참여로 포기할 수 없었다"며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지만, 완성도가 아주 부끄러운 수준이라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극장 개봉과 동시에 IPTV 등 2차 판권 시장에도 공개됐다.

김 감독은 작품마다 완성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데 대해 "지난번 개봉한 '그물'도 추운 겨울에 1억5천만원으로 찍었는데 너무 힘들었다. 영화를 본 관객들도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을 많이 드러냈다"며 "요즘 그 문제를 고통스럽게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대형 회사와 함께하는 방법이 있지만, 흥행 공식에 맞는 방향으로 스토리를 수정하고 유명 배우를 캐스팅하는 문제, 그리고 판권 양도 문제 등 수용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 "완성도 지적을 받더라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원전사고를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 '판도라'에 대해선 흥행을 예상하면서 "요즘에 필요한 영화지만 한 개인의 영웅적인 희생으로 재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판도라'도 좋고, '스톱'도 좋으니 많은 관계자가 보고 원전 정책을 재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차기작으로 '인간의 시간'을 준비 중이다.

김 감독은 "인간은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대한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이야기"라며 "내용이 잔인하지만, 인간 모든 감정의 한계를 넘어 그것이 숭고하고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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