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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신캥거루족, 오포세대…그들이 '집'을 포기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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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들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한눈에 보여주는 지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캥거루족, 오포세대, 하우스 푸어, 렌트 푸어. 최근 자주 접하는 신조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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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캥거루족은 '직장과 독립할 능력이 있지만 부모와 함께 사는 자녀를 이르는 말'을 뜻하며, 오포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를 포기한 사포세대에서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한 2030세대를 말합니다.

'하우스 푸어'는 말 그대로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이고 '렌트 푸어'는  '급증하는 전셋값을 감당하느라 소득 대부분을 쓰고 여유 없이 사는 사람들을 뜻하는 이른바 '하우스 푸어'의 전세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4가지의 신조어를 하나로 관통하는 단어, 바로 '집'입니다.

하우스 푸어나 렌트 푸어는 내 집을 가지고 있거나 어쨌든 '내 집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신캥거루족이나 오포세대는 아예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 내 집을 포기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현실의 벽이 너무나도 높기 때문이라는 게 통계적으로 입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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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가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하려면 12년 넘게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돈을 모아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겁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소득 중 세금,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을 제외한 것)은 371만 원입니다.

한국감정원이 파악한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5천480만 원. 20~30대가 12년 6개월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돈을 모아야 모을 수 있는 돈입니다.

하지만 처분가능소득은 소비지출분이 포함되지 않은 지표입니다. 현실적인 소비지출을 고려하면 월평균 가구 흑자액은 120만 원으로, 내 집 마련에 드는 기간은 38년 6개월로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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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실 속에 젊은이들은 선택의 기로에 내몰리게 됩니다. 빚을 낼 것이냐, 포기할 것이냐. 빚내서 집사라던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손바닥 뒤집듯 바뀌어 대출 금리도 이제 만만치 않게 됐습니다.

지난 9월 2%대 후반이었던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일부 상품의 경우 5%대까지 치솟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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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내 집 마련 지원을 위해 지난 2012년 3월 출시된 정책금융 상품인 '적격대출' 금리조차 2년 만에 4% 대에 재진입했습니다.

'안 사는 게 아니라 못 사는 것이다. 우리 세대 젊은이의 '집'에 대한 단상을 대변해주는 말인 것 같습니다.

(기획, 구성 : 김도균, 정윤교 / 디자인 :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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