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대통령-부통령 '파국 위기'…부통령 회의 배제 조치


필리핀에서 대통령과 부통령간의 불협 화음 끝에, 결국 파열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5일부터 각료회의에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이 참석하지 말도록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대통령 공보실은 "부통령이 각료 일원으로 팀플레이를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근의 일들은 대통령과 부통령 사이에 좁힐 수 없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로브레도 부통령의 '반기'를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인권변호사 출신의 로브레도 부통령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추진 중인 '마약과의 유혈 전쟁'에 대해 인권 침해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 시신의 국립 묘지 안장을 허용한 것에 대해서도 "마르코스는 영웅이 아니"라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로브레드 부통령은 집권당이 아닌 야당 자유당 소속입니다.

필리핀에서는 대선 후보가 같은 당에서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를 정하지만, 대통령과 부통령 투표는 따로 실시해 소속 정당이 다른 경우가 발생합니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는 문자를 받았다면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결정타"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맡고 있는 주택도시개발 조정위원장직에 대한 사의는 표명했지만, 부통령 "자리가 도둑맞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로브레도 부통령 측은 부통령 선거의 재검표를 통해 부통령을 교체하려는 계획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고, 대통령궁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