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진통제 부작용 사실을 미리 알렸는데도 의료진이 해당 약물을 투여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30일 해당 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A(58·여)씨는 호흡 곤란과 장염 증세로 남편과 함께 대전 지역 한 대학병원을 찾았다.
응급실에서 A씨 측은 "트라마돌 염산염에 거부반응이 있다"는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렸다.
'트라마돌'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하는 이 성분은 진통제 의약품에 쓰인다.
다음 날 폐렴 진단을 받고 병실을 옮긴 A씨와 그의 남편은 해당 병동 간호사에게도 같은 내용을 주지시켰다.
그런데 주말에 사달이 났다.
통증이 심해진 A씨에게 당직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이 트라마돌 성분이 든 진통제를 처방하면서다.
A씨 남편은 "약물을 투여하자마자 아내가 몸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간호사에게 확인을 요청했다"며 "황당하게도 트라마돌 주사를 놨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회상했다.
병원 측이 부랴부랴 응급조처를 시행했으나, A씨는 이후 며칠간 어지럼증에 몸이 붓고 탈진하는 부작용에 시달렸다.
A씨 남편은 "이 일이 있기 전에는 다른 환자와 혼동해 약을 바꿔 주기도 했다"며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 연거푸 벌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초 서울 대형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은 A씨는 현재 집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남편은 "당시엔 아내가 낫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며 "두 번이나 부작용 사실을 알려줬는데도 인명을 다루는 병원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아찔하다"고 말했다.
해당 병원 측은 환자와 관련한 중요한 정보가 의료진끼리 제대로 공유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병원 관계자는 "직원 간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며 "재발 방지 교육을 통해 유사한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