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大 졸업해도 실업자"…고학력자들 기술학교 대거 '유턴'


갈수록 심해지는 고용 한파 속에 고학력자들이 취업을 위해 실용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폴리텍대학에 대거 몰리고 있습니다.

해마다 88.5%의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는 이 대학에서 기술을 익히는 것이 대학 졸업장보다 직업을 구하기 더 용이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2011년 대전에 있는 4년제 대학 정보통신공학부에 입학한 노 모(24)씨는 1년 만에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전체 실업자 3명 중 1명이 4년제 대학 이상을 졸업한 고학력자인 취업난 속에 굳이 대학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노씨는 고민 끝에 2014년 한국폴리텍대 청주캠퍼스 정보통신시스템과에 입학했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친구들을 따라 무작정 점수에 맞춰 대학에 진학했는데,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하는 졸업한 선배들을 보면서 남 따라하듯 학교를 다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폴리텍대학 선택한 이유를 전했습니다.

취업에 꼭 필요한 실용 기술을 2년 동안 집중해서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데다 4년 동안 비싼 등록금을 낼 필요도 없었습니다.

전국 11개 대학, 35개 캠퍼스가 있는 폴리텍대학은 고용노동부 산하의 특수대학입니다.

올해 2월 이 대학을 졸업한 노씨는 대기업 정규직에 채용됐습니다.

이 학교 전기에너지과에 올해 입학한 이 모(28)씨도 4년제 대학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고학력자입니다.

이씨는 "대학 졸업 후 어렵게 회사에 취업해도 비정규직이거나 인턴이어서 학자금 대출조차 갚지 못해 허덕인다"면서 "더 늦기 전에 전문적인 기술을 갖춰 취업하려고 폴리텍대를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폴리텍대에 따르면 올해 청주캠퍼스 입학생 355명 중 20.2%인 72명이 전문대나 4년제 대학에 재학중이거나 졸업한 고학력자입니다.

입학생 중 고학력자 비율은 2012년(14.3%)부터 매년 꾸준히 늘어 4년 만에 20%를 돌파했습니다.

극심한 고용 한파 속에 고학력이 반드시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학력' 대신 '기술'을 택하는 젊은층이 느는 추세입니다.

이 대학의 2011∼2014년 평균 취업률은 88.5%로 충북 지역 4년제 대학들을 제치고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실업자 98만5천명 중 44.5%인 43만8천명이 전문대 이상 졸업자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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