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아 온 조카 장시호(37·장유진에서 개명)씨가 21일 오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습니다.
장씨는 이날 심문 1시간 전인 오후 2시께 서울구치소 호송차를 타고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습니다.
18일 체포 당시 입었던 사복 차림 그대로인 장씨는 포승줄에 묶인 채 고개를 푹 숙인 모습으로, 호송차에서 내린 장씨는 구치감에서 대기하다가 심사 시작 직전 변호인과 접견한 뒤 법정에 출석했습니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업무상 횡령,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혐의로 장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김 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공모해 삼성그룹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을 강요한 혐의와 삼성이 지원한 자금 일부를 빼돌려 사적으로 쓴 혐의도 있습니다.
삼성은 센터 측에 16억원을 지원했으나 실제 입금액은 5억원 가량으로 이 가운데 상당 액수를 장씨가 횡령한 게 아닌지 검찰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장씨는 작년 6월 체육 영재를 조기 선발·관리해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로 성장시킨다는 명분으로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이규혁(38)씨 등을 내세워 센터를 설립하고, 직접 사무총장직을 맡아 인사·자금관리를 총괄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센터는 신생법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작년 문체부에서 예산 6억7천만원을 지원받았는데, '체육계 대통령'으로 불린 김 전 차관이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날 앞서 영장심사를 마친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장시호가 스포츠(승마) 선수 출신이라 서로 아는 사이는 맞다"라면서도 삼성 측에 후원을 강요한 혐의는 부인했습니다.
검찰의 '국정농단' 의혹 수사가 본격화하자 제주 대포동 빌라를 떠나 잠적했던 장씨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친척 집 인근에서 전격 체포돼 구치소와 검찰청을 오가며 조사를 받아 왔습니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