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中총리 방한 맞춰 최순실이 대통령에 미르재단 설립 제안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수단으로 악용된 미르재단은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의 방한 일정에 맞춰 급조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7월 리 총리가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듣고,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문화재단 설립을 독촉했습니다.

최씨는 정 전 비서관에게 "리커창 총리가 곧 방한 예정이고, 대통령이 지난 중국 방문 당시 문화 교류를 활발히 하자고 했는데, 구체적 방안으로 양국 문화재단 간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재단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의 얘기를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최씨 뜻을 전달받은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9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실제로 재단 설립을 지시했습니다.

리 총리가 방한하기로 한 10월 31일이 열흘 남짓 남은 시기였습니다.

이는 최씨가 외교분야에 대한 정보까지 사전에 입수했고, 이를 토대로 박 대통령에게 외교적인 조언까지 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됩니다.

안 전 수석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을 동원해 삼성, 현대차, SK, LG, GS, 한화, 한진, 두산, CJ 등 9개 그룹이 출자한 300억원 규모의 재단 설립을 서둘렀습니다.

이후 롯데, KT, 금호, 아모레, 포스코, LS, 대림 등 7개 그룹의 출자가 추가됐습니다.

재단 이름도 특별한 공모 과정 없이 최씨와 박 대통령에 의해 결정됐습니다.

최씨가 10월 하순 재단 이름을 '미르'라고 정했고,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재단 명칭은 용의 순수어로 신비롭고 영향력이 있다는 뜻을 가진 미르라고 하라"라는 지시를 받아 실행에 옮겼습니다.

미르재단은 당초 목표대로 리 총리 방한을 앞둔 지난해 10월 27일 설립됐습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국정농단 사건 재판
기사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