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내 성폭력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출판계 종사자 10명 중 7명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는 10월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현직 출판계 종사자 25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언어적·시각적·신체적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68.4%였다고 밝혔습니다.
성폭력 피해 사례는 성별 비하 발언이나 음담패설 같은 언어적 성폭력이 53.7%, 포옹이나 신체 접촉 등 신체적 성폭력이 32.0%, 술 따르기나 안마 강요 등 성적 서비스 강요가 27.5%, 신체 부위 쳐다보기 같은 시각적 성폭력이 10.2%였습니다.
성폭력 가해자는 직장 상사가 56.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저자와 번역자 44.6%, 사업주 40.4% 순이었습니다.
출판계에서 성폭력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8.4%가 이른바 '갑을관계'로 불리는 불평등 관계를 꼽았습니다.
또 61.2%는 문단과 출판계의 폐쇄성을 성폭력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이렇게 출판계에 성폭력이 만연하지만 성희롱 예방 교육이나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사후 조치는 미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성희롱 예방 교육을 들은 적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54.9%에 머물렀고 실효성이 있다고 느낀 사람은 그나마 15.6%뿐이었습니다.
또 성폭력 피해자가 회사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도 63.9%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설문에 응한 사람은 여성 79.8%, 남성 20.2%였고, 직종별로는 출판사 정규직 63.7%, 출판사 비정규직 5.5%, 편집·번역 등 프리랜서와 외주업체 직원 13.8%, 전직 출판사 직원 17.0%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