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파리문화원장 인사에도 '차은택 손길' 어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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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의 국장급 공무원이 맡은 재외문화원 원장 인사에도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습니다.

뉴욕문화원장에 내정된 간부가 출국 닷새를 앞두고 광고업계 출신으로 전격 경질됐고, 파리문화원장직도 석연찮은 과정을 거쳐 광고업계 인사가 차지했습니다.

1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청와대 교문수석실 행정비서관(국장급)으로 파견된 용모 씨는 2014년 11월 주뉴욕 한국문화원장으로 내정됐습니다.

주뉴욕 한국문화원장은 한류를 확산시키는 재외 문화원장 중 핵심 보직이어서 문체부 등 공직자들이 가장 선망하는 자리입니다.

미국 워싱턴DC 아메리칸대학교에서 예술경영학 석사를, 경희대학교에서 예술경영학박사를 받은 용 씨는 정부에서 최우수 문화예술 전문가로 꼽힙니다.

용 씨는 서울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연세대학교 등에서 문화예술 마케팅, 미술경영, 문화정책 등을 강의했습니다.

'문화예술 단체의 재원 조성'을 저술하고 '공연 기획', '예술경영', '뉴욕오감', '예술경영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번역했고, 외교부 영어 면접에서 1위를 할 만큼 영어 실력도 뛰어나 뉴욕문화원장 최적임자로 인정받았습니다.

문체부의 A 간부는 "재외 문화원장은 외교부 시험을 치르는데 용 씨가 영어 면접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1등 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용 씨는 뉴욕에 거주할 집을 빌리고 지인 등과 송별회까지 했지만, 출국 5일 전에 경질 통보를 받았습니다.

뉴욕문화원장 내정자를 무리하게 내쫓은 탓에 이 자리는 한동안 공백 상태로 남았다가 지난해 7월 뉴욕문화원장과 파리문화원장을 '개방형'에서 '경력개방형' 직위로 바꿔 후임자를 선발했습니다.

개방형 직위는 공무원과 민간인이 함께 지원할 수 있지만, 경력개방형에는 민간인만 응시할 수 있어, 광고업계 출신이 뉴욕문화원장과 파리문화원장에 줄줄이 발탁됐습니다.

지난해 8월 26일 뉴욕문화원장에는 제일기획 상무 출신의 오모 씨가 임명됐는데, 오 씨는 차 씨의 '대부'로 통하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함께 제일기획에서 근무했습니다.

올해 1월 18일에는 광고업체 ㈜이노션 대표이사를 지낸 박모 씨가 파리문화원장에 선발됐습니다.

문체부 직원 C 씨는 "재외 문화원장 중 유독 두 곳만 경력개방형으로 바꿔 광고업계 출신을 뽑은 것은 차은택 씨 힘 때문으로 대다수 구성원이 의심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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