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 "반듯하게 일해보려 했는데 마음 아프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순실 비선실세 의혹'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임명된 지 5개월 보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 비서실장은 오늘(30일) 오후 정연국 대변인의 청와대 참모진 교체 인사 발표 이후 춘추관을 방문해 퇴임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 실장은 "저 자신도 반듯하게 일해보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으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라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많이 힘써달라"고 취재진에게 짤막한 당부를 남겼습니다.

이 비서실장은 4·13 총선 패배의 포괄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병기 전임 실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 5월 15일 집권 4년차 박 대통령 보좌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에 임명됐습니다.

이 실장은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서울시장과 충북도지사까지 역임한 행정의 달인답게 원만하고 조용한 일 처리와 해박한 업무역량으로 안팎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실장은 최순실 씨 연설문 수정 의혹에 대해 "봉건시대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국회에서 강하게 부인했다가, 대통령 본인이 시인하며 사과해 곤혹을 겪었습니다.

이 비서실장과 마찬가지로 김재원 정무수석과 김성우 홍보수석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친박 핵심인사인 김 수석은 지난 6월8일 현기환 수석의 뒤를 이어 정무수석에 임명됐습니다.

김 수석은 지난 24일 박 대통령의 '임기내 개헌' 제안을 핵심적으로 보좌하며 집권 후반기 개헌 과제를 총괄하는 중책도 맡았지만 결국 이번 사태에 휘말려 정무수석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김성우 수석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장수 홍보수석입니다.

김 수석은 2015년 1월23일 SBS 기획본부장으로 일하다 대통령 사회문화특보에 임명됐고, 한달 만인 2월27일 홍보수석으로 발탁됐습니다.

이 비서실장과 함께 춘추관을 찾은 김 정무수석은 "제가 해결을 못하고 떠나서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며 발걸음을 돌렸고, 김 홍보수석은 "그동안 미안했고 고마웠다"며 취재진에게 작별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러나 함께 퇴진한 우병우 민정수석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은 춘추관을 찾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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