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 먼로부터 코스비까지…미 슈퍼에이전트 브로커 별세


연예, 스포츠, 정치를 넘나들며 미국 에이전트계의 선구자로 활동해온 슈퍼에이전트 노먼 브로커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스에서 오랜 투병 생활 끝에 89세로 별세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브로커는 미국 굴지의 연예 기획사인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에서 우편 수금 업무부터 시작해 최고경영자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특히 1950년대 한창 발돋움하기 시작한 TV로 할리우드 배우의 진출을 이끌어 TV 시대를 열어젖히는 데 큰 힘을 보탠 것으로 유명하다.

브로커는 할리우드 신참배우와 저예산 영화 제작에 능한 감독을 한 팀으로 묶어 초창기 TV 드라마 시리즈 제작에 투입하는 데 앞장섰다.

브로커는 섹시의 아이콘 메릴린 먼로, 록스타 엘비스 프레슬리, 배우이자 거장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의 대리인으로 활약했다.

먼로를 차에 태워 오디션 현장으로 데리고 가는 로드 매니저 노릇도 초창기 브로커의 업무 중 하나였다.

현재 성 추문으로 재판을 앞둔 흑인 코미디언 빌 코스비와는 1965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47년 간이나 배우와 에이전트로 인연을 이어왔다.

코스비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인 '코스비 쇼'의 탄생에서도 브로커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브로커는 연예계에 국한된 에이전트의 영역을 스포츠로도 넓힌 인물이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수영 경영 7관왕을 달성한 마크 스피츠, 메이저리그 홈런왕 행크 에런 등이 브로커의 고객이 됐다.

또 제럴드 포드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아내도 브로커가 속한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에 둥지를 틀었다.

브로커는 유명 TV 뉴스 앵커와도 계약에 성공했다.

켈리 레인지를 필두로 휴 다운스, 제인 폴리 등도 차례로 브로커에게 대리인 업무를 맡겼다.

브로커는 아내와 그의 남자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전 미국프로풋볼 스타 O.J 심슨을 기소한 검사 마르시아 클라크는 물론 최근에는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첫째 부인인 이바나 트럼프와도 계약하는 등 대중의 관심을 끄는 인물을 자신의 고객으로 끌어오는 수완을 발휘했다.

TV 시대를 개척하고 번영으로 이끈 공로로 브로커는 2010년 TV 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는 이사회 상을 에이전트로는 처음으로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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