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내용 왜곡하는 호주 공무원들…장난·비방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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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연방 공무원들과 정치인 보좌진들이 익명으로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내용을 왜곡해왔다고 호주 언론이 27일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다른 나라 지도자와 호주의 전직 총리를 모욕하거나 자신들에게 곤란한 정보들을 삭제했습니다.

또 나치 친위대(Schutzstaffel)의 유대인 학살이 정당하다는 식으로 내용을 바꾼 것으로도 드러났습니다.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위키피디아 익명 수정자의 IP 추적프로그램인 위키와치도그(WikiWatchdog)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연방정부 각 부의 직원들이 익명으로 8천790개의 위키피디아 항목을 수정했습니다.

수정 내용 대부분은 악의가 없었지만, 일부는 연방 정부와 고위 관리들을 당혹스럽게 할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예컨대 국방부 소속의 누군가는 나치 친위대의 활동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내용으로 바꿔놓았습니다.

나치친위대가 유대인을 살해한 것은 정당하다며, 대량학살을 일컫는 '제노사이드'(genocide)라는 단어는 삭제했습니다.

또 유대인 희생자 수를 600만명에서 겨우 30명으로 축소해 놓았습니다.

외무부의 누군가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민감성 복부 팽만증 진단을 받아 방귀를 잘 뀌는 바람에 각국 정상이 그와 함께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설명을 달아놓았습니다.

호박 농가 출신이라는 글도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토니 애벗 전 호주 총리에 관한 설명에서는 침팬지 귀를 가졌고 외가 쪽 증조할아버지는 수치심으로 사망했다는 내용으로 수정됐습니다.

또 호주 최악의 총리라는 식의 글도 첨가했습니다.

이밖에 정치인 보좌진들도 수백차례 수정을 통해 연방 의원 10여명의 사실 내용을 삭제하고는 비우호적인 정보로 채우기도 했습니다.

호주 총리실은 이같은 소식에 국방부와 외무부, 보건부, 의회 서비스부 등 거의 전 부처를 상대로 정부의 IT 정책 위반 여부를 조사해 1주일 후 보고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위키피디아는 온라인 이용자 누구나 참여해 자유롭게 글을 올리거나 수정할 수 있는 백과사전으로, 영어로는 현재 527만 개 항목에 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사진=위키피디아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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