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간부직원 직급 '갑·을' 표기 논란…"구시대" 지적도


한국전력이 간부직원 등의 직급을 '갑(甲)·을(乙)'로 나눠 표기·호칭해 일부에서 "구시대적"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간부직원인 1급과 일반직원인 4급을 각각 갑을 나눠 직급 차등을 두고 있다.

한전 광주전남본부의 경우 1급 갑은 광주전남본부장, 본부 전력관리처장과 광주 광산지사장, 서광주 지사장이 해당한다.

1급 을은 본부 전력사업처장, 기획관리실장, 순천지사장, 여수지사장, 해남지사장 등이 해당한다.

1급 갑과 1급 을은 상하관계로 인사와 봉급 등에서 차등이 있다.

4급도 일부 직책에 따라 갑을로 나눈다.

한전은 공식문서에서 이러한 '갑을'을 구분하고 있고 직원들은 '1급 갑자리, 1급 을자리'라고 호칭한다.

한전 간부급 인사는 "갑을 직급 명칭을 보면 조직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갑을 명칭을) 바로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전 본사 관계자는 "몇 년 전에 직급 조정을 하면서 1급과 4급을 갑을로 나눴다"며 "일반적인 갑질과 관련된 용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전의 이러한 갑을 표기·호칭은 일반 행정기관과 경제계가 '바뀐 시대 흐름'에 따라 갑을 명칭을 폐기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갑을은 강자와 약자로 나뉘어 갑이 을에게 '부당한 횡포'를 부리는 부조리 문화의 대표적 언어가 됐다.

'땅콩 갑질' '백화점 갑질녀' '대기업 갑질' 등 정치, 경제권력을 부적절하게 행사하다 사회적으로 손가락질을 받은 사례들이 많아지면서 갑을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광주시의회는 지난해 시, 산하기관, 공공기관 등의 계약서나 협약서 등에 갑을 명칭 사용을 지양하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경기도 가평군의회도 '가평군 계약서 등 갑을 명칭 지양 및 삭제 권고 조례'를 제정했다.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갑을 명칭 사용 자제를 권고함에 따라 경제계에서는 공식사류 등에 갑을 표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